[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이 1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조원 이상의 정부 출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은이 올해 조선업 등에 들어가야 하는 비용이 상당한데, 자본을 1조원 늘려야 자산을 10조원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1조 이상 증자 필요= 이 행장은 “경기가 어려울 때는 어려운 업종 지원하는 소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올해와 내년 경제 밝게 보이지 않는다”며 “수은이 주로 지원을 담당하는 전략산업들이 심각상 상황이란 부분 때문이라도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성동조선 문제도 수은의 BIS 비율을 하락하게 할 수 있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성동조선의 다른 채권단들이 채권단에서 빠져나가면 현재 60%대인 수은의 의결권은 80%대로 치솟게 된다. 의결권이 75%를 넘기면 회계기준 상 수은은 성동조선을 연결재무제표에 포함시켜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은행권 최저(10.01%)인 BIS 비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
이 행장은 "의결권이 75%를 넘겨도 연결재무제표에 반영 안 되도록 할 것"이라며 "또 10월 중순 채권단 회의를 열어 성동조선이) 예전보다 훨씬 나은 상황으로 갔다는 것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 재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8월 출자 결정을 포함, 최근 5년간 수은에 1조7000억원을 출자(현금, 현물 포함)했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수출입은행의 BIS비율이 18개 국내은행 중 최하위"라며 "정부의 출자에만 의지하지 말고 안정적으로 BIS비율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동조선에만 연내 2600억 수혈 필요= 성동조선에만 연내 2600억원을 더 수혈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 8월까지 조선해양산업 지원에 쏟은 돈이 10조원을 넘긴 가운데서다.
이 행장은 "채권단과 협의가 다 끝나면 10월 중 실사보고서를 낼 계획"이라며 "연말까지 (성동조선 지원에) 약 26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고 중기적으로는 4200억원에서 4800억원이 추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사 여신잔액은 8월말 기준 26조원으로 수은 총여신의 21%를 차지했다. 조선사 여신잔액 중 대형 6개사(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 현대미포, 한진중공업) 여신이 21조1000억원을, 성동조선 등 중소 4개사 여신이 4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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