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 당국이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을 오는 2017년까지 개발해 실전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 300㎞에 불과했던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2017년까지 800㎞로 연장하겠다는 내용을 현 정부 출범 이후 수립한 5개년 발전계획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사거리 800km인 탄도미사일은 제주도에서 발사하면 신의주에 도달할 수 있고, 북한의 가장 먼 동쪽 두만강까지는 포항 남쪽에서 쏴도 타격권에 들어간다. 우리나라는 2012년 10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라 최대 800㎞까지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할 수 있게 되자 연구개발에 착수해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현무-2B)을 개발, 지난 6월 초 시험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사거리 500㎞에 이어 800㎞ 탄도미사일이 2017년까지 배치되고 2018년과 2019년각각 2대의 고(高)고도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가 도입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킬 체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군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800㎞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해 시험발사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개발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800㎞의 탄도미사일은 개발이 상당 수준 진척됐으며 최근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미사일의 비행자세와 제어 등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사거리 500㎞ 이상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데 이어 800㎞를 개발 중인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점점 고도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합동참모본부 양병희 전력기획부장의 답변을 놓고 증폭은 더 커졌다.
ADD는 지난 6월 충남 태안의 안흥시험장에서 최근 개발에 성공한 사거리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발사했다. 이 탄도미사일이 올해 말부터 육군미사일사령부 예하 기지에 실전배치하게 되면 중부지역에서 북한 함경북도 라진ㆍ회령까지의 거리가 500㎞인 점을 볼때 한반도 전 지역을 사거리 내로 확보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이 배치되면 유사시 북한 전역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타격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탐지, 추적, 격파하는 '킬 체인(Kill Chain)'의 핵심전력이다.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2023년까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KAMDㆍ킬체인 구축을 위해 군사정찰위성 5기 확보, 고고도 무인정찰기(UAV) 글로벌 호크 4대 도입, PAC-3 요격체계 구축,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M-SAM, L-SAM) 국내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확도가 우수한 사거리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1t이다. 현재우리 군은 사거리 300㎞, 탄두 중량 500㎏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라 사거리 800㎞(탄두 중량 500㎏)의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미사일지침은 사거리를 줄이면 탄두 무게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트레이드 오프' 원칙을 유지하도록 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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