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춘 신제품 출시에 경쟁사 제품가격도 줄줄이 하락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고용량 초고속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춰 SSD 시장에서의 치킨 게임을 예고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V낸드를 탑재한 소비자용 SSD와 기존 SATA 인터페이스보다 6배 이상 빠른 초고속 NVMe(불휘발성 메모리 익스프레스)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기업용 SSD 등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3세대(48단) V낸드 기반의 2.5인치 소비자용 SSD '850 EVO'와 2세대 128기가비트 V낸드 기반의 기업용 SSD '950 PRO' M.2, 카드타입 스토리지용 SSD 'PM1725', 데이터센터용 SSD 'SM863', 'PM863' 등 5종이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가격을 256GB 용량 SSD는 199.99달러, 512GB는 349.99달러로 책정했다. 신제품 가격은 기존 업체들이 내놓았던 제품들보다 월등히 낮아진 가격이라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인텔의 NVMe SSD는 400GB의 경우 400달러 중반으로 책정되고 있는데, 이번에 삼성이 밝힌 SSD 가격은 용량은 더 높으면서도 가격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텔 외에 다른 업체들도 삼성전자의 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잡고 낮출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 데이터 전송 규격인 NVMe SSD의 가격이 낮아진 만큼, 기존 방식인 SATA SSD 가격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아마존닷컴 등에서 샌디스크, 인텔 등의 업체들은 파격가로 SSD를 판매 중이다.
업체들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SSD 평균 가격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IHS에 따르면, 256GB 기준 SSD 평균 가격은 지난해 1분기 기준 153달러에서 지난해 말 109달러, 올 상반기에는 89달러까지 하락했다. 올해 연말에는 75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더 좋은 기술을 탑재한 SSD가 괜찮은 가격으로 자꾸 출시되다 보니, 기존 기술의 SSD는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기술 경쟁과 더불어 도태되는 제조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용어설명
◆치킨게임=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게임이론. 반도체 업체들의 저가 출혈경쟁을 이에 빗대 표현해 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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