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와 유럽에 신차 출시를 앞둔 기아자동차가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형 K5가 다음달 미국에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경쟁모델인 폭스바겐의 '파사트'가 이번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타격을 입으면서 판매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은 8세대 신형 파사트를 지난 22일 미국서 출시했지만 배출가스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판매중지 처분을 받아 직격탄을 맞았다.
파사트는 국내 시장에서도 K5와 현대차 쏘나타의 대표적인 경쟁모델로 꼽힌다. 파사트는 올해 들어 8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3988대가 판매됐다. 지난해에도 4577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시장에서는 K5 판매량의 절반 수준으로 올들어 8월까지 K5는 10만6584대가 팔렸고 파사트는 5만6508대가 판매됐다.
K5와 파사트가 비슷한 시기에 신차를 출시한 데다 파사트가 미국 시장에 한발 앞서 진출하면서 K5와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예상됐지만 파사트가 출시와 동시에 스캔들로 인한 타격을 받으면서 두 차량의 경쟁은 싱겁게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기아차의 '스포티지'가 경쟁모델인 폭스바겐의 '티구안'과 내년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이미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신형 티구안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각각 2, 3위를 달리고 있는 티구안과 스포티지는 내년 출시에 앞서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신차를 선보이며 탐색전을 가졌다. 탐색전에서 스포티지는 티구안을 앞서는 호평을 받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스포티지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수퍼카' 톱 20 중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독일 자동차 전문잡지 아우토빌트지는 최근호에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전시된 차량들을 디자인과 성능을 중심으로 평가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수퍼카 톱20을 발표했다. 특히 스포티지에 대해 '티구안을 성가시게 하는 차(Der argert den Tiguan)'라고 제목을 붙여 스포티지가 티구안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티구안을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배출가스 조작으로 폭스바겐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쟁에서 스포티지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지는 올 1~7월까지 유럽에서 6만6447대 팔려 유럽시장에서 닛산 캐시카이, 티구안에 이어 소형 SUV 부문 판매 3위를 기록했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폭스바겐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기아차가 될 것"이라며 "10월 신형 K5 출시를 앞두고 경쟁차종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신차 판매 호조에 따른 4분기 인센티브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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