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당 지도부 자택 초청 만찬…비주류 끌어안기 본격화
野 혁신위, 23일 마지막 혁신안 발표…인적쇄신 분수령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재신임 정국을 넘어선 이후 당내 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야권 신당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23일 "비리·부패 혐의로 재판에 회부만 돼도 공천에서 배제하자"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 의견이 반영된 인적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22일 서울 구기동 자택으로 최고위원들을 초청해 만찬 회동하고 당의 단합과 결속을 다졌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회동에는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오영식 전병헌 주승용 유승희 이용득 최고위원, 박광온 대표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차린 한식 밥상에 소주가 곁들여졌다.
이 자리에선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 중에선 처음으로 탈당, 신당 창당을 선언한 박주선 의원이 가장 큰 화젯거리였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이를 계기로 당이 더욱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잘 해봅시다"라고 말했으며, 만찬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최고위원들도 이에 화답했다. 주 최고위원은 박 의원의 탈당과 함께 호남 신당 등을 언급, "우리가 잘 해내면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며 "우리 지도부가 잘 이겨내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오 최고위원은 "박 의원의 행보가 민심과 거리가 있는 행보가 되느냐 아니냐는 우리에게 달렸다"며 문 대표의 통 큰 통합의 정치와 함께 최고위원들의 책임지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원내대표는 "아직 부족하고 미흡한 혁신 경쟁을 위해 대표의 지휘 아래 혁신으로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만찬에 이어 빠른 시일 내 비주류 의원을 대거 참여시킨 '특보단' 및 정세균 의원이 제안한 '당내 지도자급 연석회의' 등 비주류 진영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채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 대표의 통합 행보에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특히 대규모 현역 물갈이가 예상되는 당 혁신위의 마지막 공천쇄신안 발표가 예정돼 있는 데다 중진들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방안까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져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혁신위가 이날 당무위원회를 거쳐 발표할 공천쇄신안에는 별도의 검증위원회를 구성, 부패·비리 혐의로 하급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인사를 공천 자격심사 단계에서 걸러내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죄 판결이 나지 않았더라도 기소 단계의 인사들을 검증위가 자세히 들여다보고 공천자격 여부를 판단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혁신안이 당무위를 통과할 경우 1~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채 재판을 이어가가고 있는 다수의 현역 의원들이 공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만큼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또 혁신위가 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된 '중진 용퇴론'이나'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하방론' 등 인적쇄신의 필요성을 강력히 거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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