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피해자 부모 가슴에 쌓인 오랜 한 풀리기를 희망"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이태원 패스트푸드점 살인사건' 피의자인 미국 국적 아더 존 패더슨이 16년만에 국내로 송환된다.
법무부는 23일 오전 4시40분 조모씨 살해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부터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패터슨은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 소재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피해자 조모(당시 22세)씨를 칼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2011년 12월 서울중앙지검에 기소됐다.
이른바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유명한 이 사건은 죽은 사람은 있고,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없는 황당한 결말로 논란의 초점이 된 사건이다. '이태원 살인사건'이라는 영화로 제작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1997년 4월 당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 범행 현장에 패터슨과 함께 있었던 A씨 단독범행으로 결론을 내리고 살인죄로 구속 기소한 바 있다.
하지만 대법원이 1998년 A씨에 대한 유죄 판결을 파기했고, 서울고법은 파기환송심에서 A씨에 대한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피해자 부모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고, 추가 수사가 진행됐지만 패터슨이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하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 검찰이 살인범으로 지목한 사람은 무죄가 확정됐고, 또 다른 용의자는 미국으로 도주하면서 조씨 죽음을 둘러싼 억울한 사연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법무부는 미국 당국과 긴밀하게 공조해 2011년 5월 패터슨을 미국에서 검거했다. 하지만 패터슨이 미국에서 법률상 모든 방법을 동원해 송환을 지연함에 따라 일정은 미뤄졌다. 법무부는 이번에 16년만에 송환을 이끌어냈다.
법무부 관계자는 "패터슨이 미국으로 도주한 때로부터 무려 16년 이상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을 해결해 국민적 의문을 해소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피해자 부모의 가슴에 쌓인 오랜 한(恨)도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