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기재위 위원 사업설명 세종서 듣도록 노력"
국감 '되받아치기' 모드 이어 타운홀미팅서 부하들 사기 충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기재부 직원들에게 "국회 출장에 너무 많이 올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근혜정부 '실세 부총리'의 시원시원한 태도에 기재부 직원들은 마음껏 대(對) 국회 업무의 고충을 털어놨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재부 직원 200여명과 타운홀 미팅을 하며 "간부들이 국회에 출장 갈 때 대동하는 실무직원 수가 지나치게 많다"면서 "필요한 최소 인력만 오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장, 총괄 과장, 총괄 서기관이나 사무관 정도만 오면 되는 것 아니냐"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구체적인 사업 이야기가 다뤄지므로 여러 직원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기획재정위원회 관련 일정 등에는 주요 간부 위주로만 참석해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 기재부 직원은 "국회 예결위, 기재위의 경우 꼭 서울에서 사업 설명을 들으려 한다"며 "의원 4, 5명을 위해 기재부 직원 100명가량이 서울에 올라가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정부세종청사에 내려오도록 국회와 상의해 달라고 최 부총리에게 요청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국회가 내 말대로 안 되는 부분이 있지만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타운홀 미팅은 직급에 상관없이 직원 개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서로 토론하는 모임이다.
이날 기재부 타운홀 미팅은 지난 1년 간의 업무 효율화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최 부총리는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게 뭔지 계급장을 떼고 이야기해보자"며 열린 모습을 보였다.
한편 14~15일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최 부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굽히지 않고 시종일관 '되받아치기' 모드를 유지했다. 특히 기재부 직원들에 대한 비난에는 불쾌한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기재부 직원들 사기가 올라간 반면 야당 의원들은 "누가 감사위원이고 누가 피감기관장이냐."(박범계), "역사상 이런 국감은 없었다."(오제세), "실세의 거만함이 은연 중 묻어나는 태도다."(김관영) 등 격앙된 표현을 쏟아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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