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시티그룹이 2년 내 글로벌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이 55%라고 분석했다.
시티그룹은 지난 8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내년 중반께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 보도했다.
지난 20년간의 글로벌 경기침체는 미국이 주요 원인이었다. 하지만 윌렘 뷔터 시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가올 글로벌 경기침체는 신흥국 수요 둔화, 특히 중국 때문에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중요한 시점에 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흥시장, 특히 중국에 의한 글로벌 침체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뷔터는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7% 정도의 경제성장률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중국의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4%에 가까울 것이라며 만약 내년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5%로 떨어지고 그 상태가 유지된다면 얕은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큰 혼란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국이 통화 평가절하나 보호주의에 나서거나 공공 부채 문제가 심화돼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진다면 전망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위기에 대한 각국 정부의 대응 능력도 약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뷔터는 현재 선진국의 기준금리는 정책 도구로써 기능이 고장난 상태이고 대부분의 선진국 재정 여력은 2008년보다 훨씬 더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래도 뷔터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피하려면 지금처럼 경기부양적인 통화ㆍ재정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지금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뷔터는 미국이나 영국이 조만간 금리를 올린다면 내년 말에는 다시 금리를 내려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뷔터의 이같은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경고는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등이 최근 중국발 리스크 가능성을 낮추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견해다. 최근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은 글로벌 침체 가능성이 10%라고 진단한 바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신흥시장이 부진하지만 저유가가 완충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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