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국전력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발전 5개사에 석탄을 공급하는 업체와의 관계에 대해 금품수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4년 11월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석탄 공급업체 P사와 관련해 뉴욕에 상장된 한전에 소환장(subpoena)을 보내고 문서 제출을 요구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홍 의원은 "소환장의 첨부 문서에는 한국전력공사가 P사, C사, 또는 조모씨로 부터 직간접적으로 금원, 수표, 선물, 보너스, 기부금, 또는 기타 다른 방식을 지급받거나 송달받은 경우 그러한 수령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에 따르면 P사는 남동, 남부, 중부, 서부, 동서 등 5개 발전사에 석탄을 공급하는 회사이며, C사는 P사 등 석탄 공급사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다.
발전 5개사가 C사의 석탄 공급 단가가 높은 수준이지만 가장 많은 양을 구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 5개사와 C사의 유착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홍 의원은 지적했다.
발전 5개사가 제출한 '2009~2014년도 C사의 유연탄 공급 현황'에 따르면 2011년에 동서발전을 제외한 발전 4개사가 C사로부터 구매한 석탄 단가는 연간 석탄 구매 단가보다 비쌌다.
특히 2012년 중부발전이 C사로부터 구입한 석탄 단가는 t당 21.17달러나 차이가 났다.
C사가 발전 5개사에 2009년 1억2611만달러, 2010년 8375만달러, 2011년 4850만달러, 2012년 1억4300만달러, 2013년 1억4300만달러, 2014년 1억1200만달러 등 지난 6년간 총 6억5663만달러 비싸게 공급했다고 홍 의원을 밝혔다.
5개 발전사는 이 기간 총 4억6883만t을 구매했는데 이 가운데 약 5분의1인 8518만t을 C사로 부터 받았다. 3442만t을 공급한 2위 업체보다 무려 2.5배 많은 규모다.
홍 의원은 "미 증권거래위원회의 문서 제출 목록에는 서모씨가 등장한다"며 "한국전력과 서모씨 사이의 관계, 접선, 커뮤니케이션 등과 관련있는 모든 문서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사 대표이사 조모씨는 S사 사내이사로 등재됐는데 S사 대표이사가 바로 서모씨다. 서모씨는 1997년 8월 한전에 입사했으며 2003년 2월부터 2010년 9월 서부발전에서 퇴사할 때까지 석탄 공급을 관여한 연료팀에 근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 의원은 S사의 석탄 공급이 서모씨가 퇴사한 직후인 2010년 112만t, 2011년 163만t, 2012년 259만t, 2013년 815만t, 2014년 1108만t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의원은 "C사의 석탄 단가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5개 발전사 점유율이 가장 높은 점은 상식을 뛰어 넘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며 "발전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된 3개월 후에 유연탄 공급사 선정 절차 방식을 변경하는 제도 개선안을 내놓은 점이 석탄 도입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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