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현직 역사교사의 98%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기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전국역사교사모임 소속 현직 역사교사 101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유 의원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역사 교사의 98.6%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사유(통일된 교과서, 수능필수화, 좌파교과서 수정 등)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국정교과서가 교사와 학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교사의 45.9%가 '더 어려워진다', 49.7%가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현재보다 수능준비가 수월해진다고 답한 응답자는 4.4%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유 의원은 "이는 (한국사교과서가 국정교과서로 단일화 될 경우) 한국사 수능문제가 현행 검인정체제 처럼 역사의 '맥락'을 묻기보다는 미세한 내용의 암기여부를 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화 추진에는 누구의 의지가 가장 크게 반영됐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교사의 69.1%가 박근혜 대통령을 꼽았다. 이어 뉴라이트 계열 학자(26.2%),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2.2%)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 답변으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2명), 친일파 후손(5명) 등이 있었다.
역사교사들은 국정교과서가 역사 교육의 질을 높이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역사교사의 89.5%는 '국정교과서가 역사교욱의 질을 높일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역사교육의 질과는 무관하다는 의견도 10.2%에 달했다.
유 의원은 "이번 조사로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수능 준비를 오히려 더 어렵게 하고, 사교육비를 증가 시킬 것이라는 현직 역사 교사들의 예상을 확인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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