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교육부가 추진중인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에 교육대학교 교수 365명이 반대하고 나섰다.
서울교대를 비롯 12개 교육대학교 교수 365명이 모인 '초등교과서 한자병기를 반대하는 전국 교육대학교 교수'들은 9일 오전 서울교육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육부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 병기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어기본법'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의 학습 활동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라며 "초등 교과서에 한자를 도입하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문자 생활을 근본부터 흔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한자가 병기된 초등학교 교과서는 학생이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익히는 데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며, 따라서 학습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글만으로 초등 교과서를 발행하여 온 지 46년이 되었고, 한글 사용이 보편화했으며 국민의 문해력과 학생의 학습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며 "교육부가 그동안의 교과서 표기 방식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도 없이 국민 전체의 말글 생활과 초등보통교육의 본질은 파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수들은 "초등교사 양성 대학에 근무하는 교수인 우리는 이같은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비교육적이며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교육부의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방침을 철회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강조하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후에 진행될 교과서 편찬 과정이 난항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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