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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디지털화…NYT·WP도 갈피 못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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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혹자들은 '화장실이 있는 한 종이신문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읽는다.
확실히 신문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유수의 미디어 기업들이 시도 때도 없이 혁신·변화를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미디어 기업들은 앞서 시도했다는 혁신안이 실패했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또 다른 혁신안을 내놓고 있다. 아직 어느 누구도 디지털·모바일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 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신문 산업의 악전고투는 뉴욕타임스(NYT)의 분투기에서 쉽게 읽어낼 수 있다. NYT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모바일 모먼츠(Mobile Moments)'라는 이름의 새로운 혁신적인 모바일 광고를 곧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신문의 이번 시도는 지난해 내놓은 모바일 앱 'NYT나우'의 처참한 실패 때문이다. NYT는 월 8달러에 뉴스를 볼 수 있는 'NYT 나우'가 20만명의 독자를 유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가입자는 2만명에 불과했다.


실패를 경험한 NYT는 지난 5월 'NYT나우'를 무료로 전환하고 대신 '네이티브 광고' 사업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NYT는 새롭게 선보일 모바일 모먼츠가 장기적인 네이티브 광고 솔루션의 첫 번째 단계라고 설명했다. 네이티브 광고란 기사 형태의 광고를 의미한다.

하지만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독자들의 반감이 크다는 점이 NYT의 고민이다. 기사인줄 알고 읽다 보니 광고였다는 점을 알게 된 독자들이 기만 당했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이에 미디어를 더 멀리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모먼츠가 NYT의 자충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미국 전국 일간 USA투데이의 편집국 한가운데에는 상위에 랭크된 기사들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소셜미디어 튜즈데이즈(Social Media Tuesdays)'사업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 사업을 통해 US투데이는 기자들에게 화요일마다 지면을 대신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다양한 기사를 올리도록 하고 있다. SNS를 통해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라는 것이다.


미국언론인협회(API)가 지난 2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위터 이용자의 86%는 뉴스 때문에 트위터를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빠른 뉴스 소비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SNS는 효과적인 플랫폼이다. 더 이상 신문업계가 종이신문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모바일 대응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워싱턴 포스트(WP)의 변화도 주목의 대상이다. 아마존닷컴 창업자 제프 베저스가 WP를 인수하자 전세계 언론계가 들썩였다. 그가 신문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을까에 이목이 쏠렸다. 베조스에 WP를 팔 당시 WP의 이사회 의장겸 CEO였던 도널드 그레이엄은 베저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베조스가 첨단기술 분야에서 검증된 천재였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베저스에 인수된 후 WP는 아마존 방식을 따르고 있다. 우선 규모를 키우고 수익은 그 다음에 생각하는 방식이다. WP는 새 주인을 맞은 후 감원하는 다른 신문사와 거꾸로 100명 이상의 뉴스룸 인력을 확충했다.
뉴스 유통 경로도 확대했다. WP는 지난해 말부터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통해 6개월간 신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 구독 기간이 끝난 뒤에도 월 1달러만 내면 된다. WP는 '파트너'라는 이름의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댈러스 모닝 뉴스와 같은 다른 신문사와 회원을 공유해 회원들이 여러 신문의 기사를 보게 한 것이다. 지금까지 파트너 프로그램에 가입한 매체가 270개가 넘는다. '레인보우'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WP의 기사들을 잡지 형태에 가깝게 좀더 화려하게 보여주는 앱도 개발했다. WP 웹사이트의 로딩 속도도 빨라졌다.


이 같은 변화 덕분에 WP의 웹사이트 트래픽은 베저스에 인수된 후 두 배로 늘었다. 단 늘어난 트래픽이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상쇄할 만큼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스티브 힐스 WP 사장은 WP가 미래 계획을 논의하지 않고 아마존 방식만 취하고 있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베저스는 올해 초 연금혜택을 삭감해 WP 고참 기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WP처럼 인터넷 기업과의 결합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 언론사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SNS를 필두로 인터넷에 기반을 둔 기업들의 뉴스시장 공략 바람이 거세기 때문이다. 더 이상 뉴스는 신문이나 방송 등 기존 미디어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것이다. 모바일 광고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자들이 많아지면서 신문업계가 먹을 수 있는 파이는 점차 줄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전문가들과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애플은 이달 공개할 새 운영체제 iOS9에서 '뉴스'앱을 기본 탑재할 계획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뉴욕타임스,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등 50개가 넘는 언론사들이 이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도 지난 5월 '인스턴트 아티클즈(Instant Articles)'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트위터, 링크드인, 플립보드, 야후 등도 뉴스 서비스를 위해 기자와 에디터를 영입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최근 애플의 뉴스앱 서비스 기사를 전하면서 뉴스가 신문업계에서 실리콘 밸리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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