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매년 금융당국에 의해 적발되고 있는 보험사기 규모가 급증하고 있지만 지난해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 추정 규모가 5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이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실에 제출한 '2014년 기준 보험사기 규모 추정' 자료에 따르면, 보험사기 누수 규모는 5조4568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해 적발한 보험사기 금액이 5997억2900만원임을 감안할 때, 보험사기 전체 추정 규모 중 적발액은 약 11%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금융당국이 보유하고 있는 관련 통계자료는 금감원이 서울대학교와 보험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겨 나온 '보험재정 및 보험금 누수방지를 위한 공ㆍ민영보험 협조체계 구축 및 제도개선방안'에 근거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2010년 기준 민영보험 부문에서 연간 보험사기로 인해 누수 되는 금액, 즉 적발되지 않는 연간 보험사기 금액을 3조 4105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국민 1인당 6만9024원에 1가구당 19만8837원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하는 규모다.
이번 보험사기 규모 추정은 두 가지 방법에 따라 분석됐다. 먼저 보험사기 비율을 감안한 보험사기 규모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2010년 연구용역 결과에서 나온 당시의 보험금(지급) 대비 사기비율이 2014년에도 동일하다고 가정해 보험사기로 인한 누수 규모를 산출했다.
지난해 지급보험금 183조2525억원에 2010년 연구용역 결과 기준 지급보험금 대비 사기비율 3.6%를 적용하면, 2014년 기준 보험사기 누수 규모를 3조9142억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보험사기 적발금액 증가율을 감안한 보험사기 규모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보험사기 적발금액의 증가 추세가 보험사기 규모 증가 추세와 동일하다고 가정해 보험사기 누수 규모를 산출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0년 3747억원, 지난해 5997억원으로 60%나 증가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 증가 비중인 60%를 2010년 연구용역 결과에서 나온 보험사기 누수 금액(3조4105억원)과 곱하면 2010년 대비 2014년 보험사기 규모 증가액은 2조463억원이 된다. 여기에 2010년 연구용역 결과 기준 보험사기 누수 금액 3조4105억원을 다시 더하면 2014년 기준 보험사기 누수 규모는 5조4568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나온다.
김정훈 의원은 "최근 활개를 치고 있는 보험사기는 일반 국민들이 낸 보험금을 부당하게 절취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금감원은 병원, 정비업소, 렌트카업체 등 보험사기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업종에 대해 기획조사를 강화하고 조사인력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해 조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등 관련법에 공공기관에 대한 자료제출요구권 및 출석요구권 등을 신설해 보험사기 혐의 입증수단 관련 내용을 보완하고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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