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즉각적인 항소와 사실 관계 입증" 계획 밝혀
케이블업계, "지상파재송신 협상에 결정적인 영향" 기대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상파방송사의 재송신료 손해해상 청구를 기각한 울산지방법원의 판결에 지상파방송사들이 불복, 항소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재송신료를 둘러싼 소송전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방송협회는 4일 울산 재송신료 판결과 관련해 지상파방송사들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즉시 항소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울산지방법원의 판결은 지상파방송의 재송신과 관련한 수십 개의 소송 중 일부 지역에서 내려진 판결이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기각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즉각적인 항소와 사실관계 입증을 통해 지상파 콘텐츠의 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울산지방법원은 울산지방법원이 3일 SBS와 울산방송(이하 UBC) - JCN울산중앙방송간에 벌어진 손해배상청구와 전송선로망이용료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지상파방송사인 SBS와 UBC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JCN이 지상파 콘텐츠를 계약 없이 활용하며 공중송신권과 동시중계방송권을 침해했다며 가입자당 28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금액은 현재 지상파방송사가 IPTV나 다른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들에게서 받는 재송신료와 동일하다.
이에 울산중앙방송은 지상파방송사가 오히려 케이블방송을 통해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 광고 수익을 올렸다며 전송선로망 이용료를 청구했다.
울산지방법원은 280원의 재송신료를 통상적인 지상파콘텐츠 사용료로 인정할 수 있으며 SBS와 UBC가 전국의 다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동시재송신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상파가 요구한 280원이 방송의 공공성, 재송출비용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인정되는 점, JCN울산방송에서 방송 송출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장기간 묵인해온 점을 들어 통상손해배상액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울산중앙방송이 청구한 전송선로망 이용료에 대해서도 "케이블의 재전송으로 지상파방송은 부당이득을 얻은 것이 인정되지만, JCN울산방송이 주장하는 광고수익에 대한 부당이득은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지상파, "법원 판단 납득하기 어려워"…케이블, "환영"
이번 판결에 대해 지사아방송사는 "그동안 전국을 방송권역으로 하고 있는 KBS, MBC는 물론, SBS도 권역 내의 MSO들과 재송신료 280원으로 이미 재송신 계약을 체결해 왔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JCN이 제기한 전송선로망이용료청구가 기각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지상파방송사 관계자는 "울산중앙방송이 주장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성립되려면 지상파방송사가 권한 없이 JCN의 전송망을 이용해 이익을 얻고 상대방은 이로 인해 손해를 입어야 하나, 지상파방송사들은 JCN의 전송망을 이용할 의사도, 이용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울산중앙방송이 적극적으로 지상파방송사의 콘텐츠를 이용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을 재판부가 간과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반면, 케이블방송 업계는 이날 법원의 판결을 환영하고 나섰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그동안 지상파방송사들이 유료방송사들에게 동일하게 요구해 온 가입자당 재송신 금액(CPS)이 법원에 의해 인정되지 않음에 따라 현재 서울, 청주, 제주 등에서 진행 중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22건(사업자 기준 56건)의 민형사 소송 뿐만 아니라 지상파재송신 협상(실시간 방송 및 VOD 등), 정부가 운영 중인 재송신협의체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케이블방송협회는 법원의 기각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재전송을 통한 지상파의 부당이득'을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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