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상승·유로 하락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5%로 동결인 뒤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9월까지로 예정된 양적완화를, 필요할 경우 그 이후로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같은 양적완화 연장 방안이 ECB 내에서 논의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는 "우리의 자산매입 계획은 유연하다"면서 "매입 규모와 매입 자산의 구성, 프로그램 지속기간 등을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회원국 부채의 25%까지로 제한돼 있는 자산 매입 한도를 33%로 늘리기로 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드라기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발 금융혼란이 확산되면서 유로존의 성장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ECB는 이날 유로존의 2015~2017년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2016~2017년 전망치 역시 각각 0.2%포인트씩 하락한 1.7%, 1.8%로 발표했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0.1%로 0.2%포인트 내렸고 내년과 후년은 각각 0.4%포인트, 0.1%포인트 낮은 1.1%, 1.7%로 수정했다.
드라기 총재는 "저유가에 따라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수개월간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에 대해서는 "단기 변동성 확대인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혼란이 길어질 경우 오늘 발표한 성장률 및 인플레 전망치는 오히려 낙관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성장 및 물가 전망을 더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드라기 총재는 2%의 물가목표치 달성이 이상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ECB는 목표치가 여전히 적절한지 여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유로 강세에 대해서는 "환율이 정책 목표가 될 수는 없지만 이는 물가 안정성과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해 뛰는 유로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드라기 총재의 이같은 발언 이후 유럽 증시는 상승폭을 키우고 있고 유로 가치는 하락중이다. 유로화는 현재 유로당 1.1137달러로 2주래 최저치를 기록중이다.
한편 이날은 드라기 총재의 생일이기도 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생일 축하' 메시지와 함께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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