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국내에서는 오락실이 PC방에 밀려 사라졌지만, 일본은 최근까지도 '게임센터'라 불리는 오락실 문화가 남아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일 보도했다. 스마트폰 게임이 오락실을 몰아낸 주범이다.
공익 재단법인인 일본생산성본부의 '레저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센터 시장 규모는 3990억엔(약 3조9200억원)을 기록,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던 2007년(7110억엔) 대비 43.9% 감소했다.
'비비(BiVi)'·'프레스포' 등의 대형 게임센터를 운영하는 더 서드 플래닛은 지난 6월말 도쿄 지방법원에 민사재생법(기업회생절차)을 신청했다. 1983년에 창업, 일본 동북부와 규슈 지방을 중심으로 20여개 게임센터를 운영했던 이 업체는 2006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 매출이 100억엔에 달했다. 한때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기도 했으며, TV광고도 진행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매출이 줄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소셜게임이 유행하면서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부채만 60억엔에 달한다.
이처럼 게임센터가 쇠퇴한 것은 스마트폰 게임의 확산이 주된 원인이다. 돈을 내지 않고도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에 손님을 뺏기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스마트폰 게임 시장 규모는 게임센터의 2.1배인 8540억엔에 달했다.
반면 게임센터는 노후화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게임기를 정비하거나 사들여야 하는 만큼 비용 부담이 컸고, 불황으로 인해 손님이 줄면서 게임료를 올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동전 사용이 줄고 있음에도 여전히 동전으로 게임료를 지불하는 옛 방식을 고수한 것도 쇠퇴의 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게임센터들은 스마트폰에 뺏긴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부단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타이토와 세가, 코나미 등은 고객들이 편하게 게임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전자화폐 결제 방식을 도입한 기기를 선보였으며,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들을 위해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지원하는 게임센터도 생겼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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