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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분식회계 누명까지 쓰니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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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자료 제대로 못 받아도 회계사에 책임 전가
"보수 적고 기간도 짧아" 하소연
"지정감사제·등급제로 이익·책임 균형 맞춰야"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분식회계 이슈가 불거지면 회계사들에 대한 책임론도 어김없이 나온다. 그러나 회계사들은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감리 기간이 짧은데다 기업체와 '갑을' 관계라 제대로 회사를 감리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더군다나 감사보수도 적어 수익 대비 책임이 과도하게 크다고 주장한다.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인 이총희 청년공인회계사회장은 "물가인상률을 고려한 급여가 낮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보다 힘든 건 회계 관련 이슈가 터졌을 때 그 책임이 회계사에 전가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는 일에 비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데다 회계사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지다 보니 회계사 이탈 현상이 심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회계법인을 향한 금융당국과 사회의 잣대는 엄격해지는 추세다. 지난달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대우건설이 수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했다며 대우건설에 20억원, 외부감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에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 7월에는 동양그룹 계열사 감사 관련 삼정ㆍ삼일ㆍ한영회계법인의 감사절차소홀 혐의를 인정, 감사업무 제한 등 제재조치를 내렸다.

엄격해진 잣대도 부담이지만 더 힘든 것은 현실적으로 알 수 없는 부분에서 나온 문제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 회장은 "제대로 감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다음 감사를 못했을 때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지금은 회사에서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했을 때 감사인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조차 없다"며 "처벌이나 징계 리스크를 감안할 만큼 보수를 많이 주는 것도 아니라 권한에 비해 책임이 강해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정감사제 확대와 회계감리 등급제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대 교수는 "지금은 회사가 감사인을 골라 업무를 맡기는 형태가 많은데 감사인을 지정하는 지정감사제가 많아져야 감사보수가 높아지고 품질이 좋아질 수 있다"며 "동시에 공공기관 경영평가처럼 회계법인도 감리에 따라 등급으로 나누는 등급제를 시행하면 회계사들의 위험과 효익의 균형이 맞춰져 부실회계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895개 상장사 중 71개사가 감사인을 지정받았다.


기업체들도 감리를 규제, 연례행사 정도로 여기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홍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분식회계의 1차적 원인은 회계감사를 제대로 받을 의지가 없는 기업들에 있다"며 "현대카드의 경우 제대로 된 감사를 받기 위해 감사보수를 늘리고도 그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봤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분식회계 방지를 위해 업계 관행이 아닌 국제회계기준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손실은 바로 인식하는 게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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