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3세 승계 본격화…후속 사업재편에 주목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통해 새롭게 탄생하는 '뉴 삼성물산'이 1일 출범한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되는 뉴 삼성물산의 출범과 함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3세 승계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1일 합병법인 뉴 삼성물산을 출범시키고 2일 합병법인의 첫 이사회와 출범식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이사회에선 4인의 대표이사인 윤주화 사장(제일모직 패션부문), 김봉영 사장(제일모직 리조트ㆍ건설부문), 최치훈 사장(삼성물산 건설부문), 김신 사장(삼성물산 상사부문) 등이 이사회 의장을 선출한다. 출범식에선 4인 대표이사 전원과 주요 경영진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각 사장들은 통합법인서도 기존 업무를 맡게 된다. 당분간 사옥도 부문별로 사용할 방침이다. 건설 및 상사부문은 서초사옥, 건설ㆍ리조트 부문은 태평로 구 삼성본관, 패션부문은 도곡동 군인공제회관빌딩으로 이동하게 된다.
◆뉴 삼성물산, 2020년 매출 60조원 목표= 뉴 삼성물산은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목표로 삼성의 새 성장동력인 바이오 산업의 사령탑 및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건설, 상사, 패션, 식음ㆍ레저, 바이오 등 5대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특히 오는 2020년 삼성물산의 대표 업종이던 건설부문에서 23조6000억원, 상사부문에서 19조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패션ㆍ식음부문은 상사부문의 역량을 더해 2020년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바이오 그룹은 1조8000억원대의 신규 매출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3세 승계 작업 본격화, 추가 사업재편에 속도= 뉴 삼성물산이 출범하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3세 승계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16.5%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각각 5.5%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 부회장의 경우 통합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부진 사장은 건설부문 고문직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이서현 사장 역시 패션부문 사장을 맡을 예정으로 삼성가 3세가 모두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뉴 삼성물산 출범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추가 소송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며 삼성그룹의 추가 사업재편도 주목 받고 있다. 당분간은 지배구조 개선 차원의 계열사 합병 등이 아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복사업 정리, 핵심사업 집중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후속 사업재편 작업이 계속 있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계열사 합병을 점치는 의견들이 많은데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 등 산적한 문제가 많은 만큼 당분간은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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