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선거비리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조남풍 재향군인회(향군)회장의 막무가내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감독기관인 국가보훈처의 시정명령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국정감사 기간중에 해외출장을 떠났다.
31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조 회장은 보훈처가 임용 취소 명령을 내린 인사 25명 가운데 21명을 재임용했다. 보훈처는 지난달 말 향군 특별감사에서 25명이 공개채용 절차도 거치지 않고 임용된 점 등을 들어 한 달 안으로 이들의 임용을 취소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이 가운데 2명은 사퇴했으나 향군은 나머지 23명을 해임한 다음 21명을 공개채용 절차 등 형식적 요건을 갖춰 다시 임용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 향군회장 선거 당시 조 회장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로,향군 안팎에서 부적격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향군은 이들 가운데 나이가 58세 이상으로, 채용 연령 제한 규정에 어긋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연령 제한이 없는 고위직에 재임용하는 방식으로 규정을 피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국정감사 기간과 겹쳐 논란을 빚었던 국외 출장도 보훈처의 자제 권고를 무시한 채 강행했다. 31일 인천공항으로 출국해 미국ㆍ멕시코 순방 길에 오른 조회장은 다음 달 13일까지 미국 재향군인회 총회에 참석하고 하와이와 멕시코시티 한국 재향군인회 지부 설립 준비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다. 향군 측은 보훈처 국정감사가 조 회장의 귀국 이후에 잡혀 있어 그의 국감 출석도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국감 출석을 회피하고자 귀국 일정을 늦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 회장은 출국금지 명령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군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에 해외출장 일정이 있었으며 하와이와 멕시코시티에 지회가 만들어질지 여부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해외 교민들을 상대로 안보의식 고취를 위한 출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 29일에는 내외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 동대문체육관에서 '안보결의 및 청년단 전진대회' 개최도 강행했다. 보훈처는 이 행사가 올해 사업계획에 없는 점을 들어 보훈처 승인을 받은 다음 개최할 것을 권고했으나 조 회장은 이를 무시했다.
향군 관계자는 "조 회장이 감독기관까지 무시하며 '막가파' 식 향군 운영을 하고 있어 검찰 조사 결과만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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