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내증시·환율 3대 악재 진정세에도...
美 금리인상 시점 불확실성 재부각…"9월까지 수급 복귀 어려울 것"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 행진이 17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국내증시가 나흘연속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원화가치도 안정을 찾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마음은 좀처럼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중국 쇼크에서 벗어나 진정국면에 들어선건 호재지만 다시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신흥국 증시로 가는 발길을 붙잡고 있다.
28일 코스피는 오전 10시5분 현재 전장대비 23.02포인트(1.21%) 오른 1931.02, 코스닥은 13.33포인트(1.98%) 상승한 687.04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지난 25일 이후 4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타고 있다. 원·달러환율도 현재 전일보다 8.55원 내린 1176.65원으로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난 24일 1199원에서 20원 이상 내려왔다. 원·달러환율이 1200원선에 다다르며 외국인을 압박하던 환차손 우려는 크게 해소됐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외국인은 쉽사리 매수세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268억원을 순매도하며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소폭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곧바로 매도세로 전환했다.
전날 외국인은 지난 5일 이후 16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4조829억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규모가 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2년 5월초 최장기 연속 18거래일 순매도를 기록했던 당시에도 순매도규모는 3조9714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전날 중국 증시가 중국정부의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 등 부양책에 힘입어 5% 이상 반등에 성공하면서 유럽,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 몰아쳤던 중국발 쇼크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면서 신흥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3.7%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어 좋게 나오는 등 경제지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9월 금리인상을 단행할지, 12월로 연기할지를 놓고 시장 견해가 분분한 상황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준의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번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도 컸던만큼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외국인 수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향후 발표될 미국의 8월 노동부 고용지표에 따라 연준이 9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할지 연기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며 외국인 수급도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는 쉽게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흥국 증시 입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연기될 경우 자금이탈에 대한 압박이 덜해지면서 안도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은 기존 예상대로 9월로 될 가능성을 20%, 12월이 될 가능성은 50%,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은 30% 정도로 보고 있다"며 "일단 미국 금리인상 지연은 신흥국 입장에서는 단기적 심리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9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이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단기간 외국인 수급의 공백기간은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외불확실성 변화를 살피면서 일단은 안정적인 내수주 중심의 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세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수급적 안정성을 겸비하고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중인 내구소비재, 소프트웨어, 통신서비스, 미디어 업종 등을 최우선 업종으로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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