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직구 시장 '활짝' 열렸다…日 라쿠텐, 한국기업 입점 지원

왼쪽부터 타카하시 마사토 일본 라쿠텐 마켓담당 사장, 이재석 심플렉스 대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한국 기업들의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 길이 크게 열렸다. 일본 최대 온라인 마켓 ‘라쿠텐(Rakuten)’은 카페24와 제휴해 한국 기업들이 쉽고 빠르게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26일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은 일본 라쿠텐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기업 대상의 일본 전자상거래 수출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타카하시 마사토 라쿠텐 마켓담당 사장은 “일본 여성들은 한국 여성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해 한국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엔저 영향으로 구매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한국의 품질 높은 화장품이나 한류상품에 대해서는 니즈가 높다”고 강조했다. 일본 내 한류 열기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아 이번 카페24와의 제휴를 통해 한국 사업자 유치에 나서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라쿠텐은 기존 운영방침까지 변경했다. 라쿠텐은 다른 글로벌 마켓들과 달리, 일본에 법인으로 등록된 기업만을 입점시켜 자국 내에서 배송이 이뤄지도록 해왔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이 시스템이 진입장벽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카페24를 통해 라쿠텐에 입점하는 한국 기업에게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직배송을 허용하기로 했다. 즉,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 상품을 직접구매하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이 곳에 입점한 한국 기업은 라쿠텐에 ‘브랜드 숍’을 열고, 주문이 발생할 때마다 일본 각지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바로 보낼 수 있다. 주문 건 별로 배송하기 때문에 일본 법인이 한국 상품을 미리 수입해놓고 배송하던 기존 방식보다 통관부담이 크게 줄었다. 통관부담 축소는 곧 상품 가격 경쟁력 확대로 이어진다.

또 개인통관방식이기 때문에 화장품, 유아용품 등 기존 규제품목에 대한 판매 역시 자유롭다. 라쿠텐은 이번 제휴를 통해 입점하는 한국 신규사업자들에게 사이트 내 광고(CPC)비 10만엔 가량을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이번 제휴를 통해 한국 사업자들의 홈페이지 제작이나 주문, 번역, 배송 등 운영대행을 맡게 된 카페24는 일본 물류회사 ‘사가와’를 연동한 현지 맞춤 배송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상품을 받은 자리에서 배송 기사에게 결제하는 ‘다이비키’ 방식에 익숙한 일본 소비자 공략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미 LG생활건강 등 몇몇 법인들이 라쿠텐 입점을 결정했다.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는 “일본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온라인 마켓 라쿠텐에서 한국 사업자들도 성공 사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없앴다는데 큰 의의를 둔다”며 “한·일 양국의 전자상거래가 원활해지도록 일본 지사를 거점으로 한국 기업들의 마케팅, 물류 등을 면밀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쿠텐은 지난해 2조130억엔(약 19조930억원)의 유통 거래액을 기록했고 가입자 수 1억명을 보유한 일본 최대 온라인마켓이다. 노무라증권에서는 일본 B2C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지난해 12조9000억엔(약 129조원)에서 2018년에는 20조800억엔(200조8000억원)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