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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사·신탁사 한판 붙었다…대우조선해양 때문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6초

어음 신용등급 A3로 하락
신탁사 "약관대로 등급준수하라"
펀드사 "보유해야 투자자 덜 손해"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 하락을 놓고 펀드사와 신탁사가 싸움이 붙었다.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관리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에도 보고가 올라갔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하나UBS자산운용에 관한 업무 미이행 사실을 접수했다. 신청자는 펀드 신탁사인 신한은행이었다.


펀드사와 신탁사가 사업장이 아닌 금감원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된 것은 대우조선해양 채권 때문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펀드상품 '하나UBS파워단기증권투자신탁[채권]'은 약관상 어음 신용등급 'A3+' 이상의 종목을 담는 것으로 돼 있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부실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작됐다. 해외플란트부문 적자를 숨겨오다 뒤늦게 들통이 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에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어음 신용등급이 A3로 하락했다.


펀드사의 투자신탁재산 운용지시 등에 대한 감시 등의 업무를 맡은 신탁사 신한은행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하나UBS자산운용에 약관에 있는 대로 어음 신용등급을 준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 채권을 매도해 손실을 막아달라는 의미였다.


하나UBS자산운용은 3일이 지나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에선 신탁업자의 시정요구에 대해 펀드사가 3영업일 내 이행하지 않으면 이 사실을 알릴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신한은행은 신탁업자 요구 미이행 사실을 펀드판매사인 IBK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하나은행, 삼성생명에도 통지했다.


하나UBS자산운용도 할 말은 있었다. 일부러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것도 아니고 지금 매도해봤자 결국 투자자들만 더욱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이에 하나UBS자산운용은 금감원에 이의신청을 했고 현재 공은 금감원으로 넘어가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하나UBS자산운용의 위반여부가 가려지게 됐다.


하나UBS자산운용이 이 같은 논란에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것은 수주량에 따른 실적 상승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7월 전 세계 조선소별 수주잔량에서 대우조선해양은 9개월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857만5000CGT(수정환산톤수ㆍ132척)을 기록하며 세계 2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522만5000CGTㆍ90척)와 300만CGT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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