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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유감’ 표하도록 압박한 네 가지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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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북한이 군사 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전례가 없진 않지만 북한이 유감을 표한 것은 드문 일이다. 전에 북한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내놓으면서도 “일이 발생하게 된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토를 달곤 했다. 북한이 유감을 표하도록 한 요인이 뭘까.


북한이 ‘유감’ 표하도록 압박한 네 가지 요인 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은 위원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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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기 최고존엄 조준 타격= 우선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조준해 타격한 확성기 방송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보인다. 서부전선 최전방 일대에 전파된 확성기 방송은 ‘자신감을 잃은’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해야 할 독재자’로 김정은을 묘사하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은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만 3번이나 방문했는데, 김정은은 3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순방은커녕 외국 관광조차 못했다”며 “나이 어린 김정은이 외국 정상들 앞에서 홀대받을 것을 두려워한다”고 주장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김정은과 함께 김정은 체제를 비판하는 외에 무력도발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치사한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또 우리 시장민주주의 체제와 발전상, 중산층의 생활을 소개하고 음악을 들려줬다.


방송 가운데 북한 수뇌부 가운데 가장 껄끄러워한 부분은 이른바 ‘최고존엄’인 김정은을 비판한 대목으로 짐작된다. 방송은 김정은의 직책을 생략하고 이름만 불렀다.


◆ B-2 스텔스 폭격기에 긴장= 북한은 또 한국과 미국이 핵심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출동시키는 것을 협의한다는 소식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ㆍ미는 현재 한반도 위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미군 전략 자산의 투입 시점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출동시킬 전략자산은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 B-52 전략폭격기, 원자력 추진 공격용 잠수함, 항공모함 전단 등이다. 한ㆍ미 양국은 북한이 과거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을 때 이들 전략자산을 배치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했다.


북한은 핵심전략무기 중 특히 B-52와 B-2를 경계해, 이들 전략무기가 한반도 주변에 출현하기만 해도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군이 지난해 2월 초 B-52 전략폭격기를 서해에 띄우자 북한은 미국이 대북 ‘핵타격 연습’을 했다며 반발했다. 올해 2월 미군 핵추진 잠수함 올림피아호가 진해 군항에 입항했을 때도 북한은 “위험천만한 전쟁 기도의 발로”라고 주장했다.


◆ 중국 강경 대응에 주춤=셋째로 중국이 지뢰ㆍ포격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북한을 압박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4일 남북 군사긴장이 고조된 것과 관련해 “(9월 3일 베이징에서 전쟁승리 70주년 기념행사로 열릴) 열병식에 실질적인 간섭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 중국은 무관심할 수 없다”며 위와 같은 대응 방침을 표명했다.


앞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항일(抗日)전쟁ㆍ반(反) 파시스트 전쟁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북한이 도발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환구시보는 “이번 사태가 열병식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전하면서 “중국 외교부가 한반도 관련 당사국의 자제를 호소했을 때 북한이 ”자제할 수 없다“고 반발한 것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다음달 2~4일 중국을 방문해 건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열병식에도 참석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남남 갈등’ 없었다= 천안함 폭침 때는 ‘북풍(北風) 공작’이라는 의혹이 일었고 의견이 분열되고 대립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번 지뢰 도발에는 ‘남남 갈등’이 없었다. 소셜 미디어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게시물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북한이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이듬해 연평도를 포격하고 이번에 지뢰 도발을 한 것은 남남 갈등의 틈을 헤집는 효과도 노린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남한에서 젊은 세대까지 강력하게 반발했고 의혹 제기가 힘을 받지 못하자 북한이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는 발뺌을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연평균 약 50건씩 군사 도발을 저질렀지만 단 한 건에 대해서만 사과했다. 1968년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해 사건 발생 4년 뒤에야 “그것은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었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한 유감 표명 사례는 몇 건에 불과하다. 그것도 몇몇 경우에는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며 유감의 진의를 희석했다. 단서를 달지 않은 유감 표명은 판문점 도끼만행(1976.8), 제2차 연평해전(2002.6),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2008.7) 등 세 번뿐이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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