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격 자랑했던 파프리카 올해 가격 작년 절반 수준으로 '뚝'
국내 생산량 99% 日 수출하는 파프리카, 엔저로 수출물량 줄자 국내로 판로돌리면서 가격도 반토막나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귀한 채소로 불리던 파프리카 가격이 작년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올 초 엔저 현상으로 수출량이 줄은 파프리카 농가들이 국내로 판로를 돌리면서 가격급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엔저 타격을 입은 농가들의 시름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5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22일 현재 가락시장에서 노랑파프리카 5kg 한상자는 평균 73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만7940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가격이다. 같은 기간 노랑파프리카 10kg도 평균 7000원으로 전년 동기 1만1648원 대비 40% 가량 하락했다.
빨강 파프리카와 오렌지 파프리카 역시 급락세다. 빨강 파프리카 5kg 가격은 6314원으로 전년 동기 1만8218원 대비 3분의1 토막났다. 오렌지 파프리카 5kg 역시 평균 988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2288원보다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이에 따라 주부들이 실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소매값도 하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1일 현재 파프리카 200g 가격은 평균 994원으로 1년전 1386원보다 28.3% 떨어졌다. 최근 5년 평균 가격인 1만6000원보다는 37.9%나 하락한 수치다.
파프리카 가격 급락에 농가들의 고충은 커지고 있다. 대일 수출이 높은 파프리카는 올해 엔저 현상으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적자경영을 해왔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출한 파프리카는 총 2만3000여 t이며 이중 99%가 일본으로 수출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엔저의 영향으로 일본 주요 수출품목인 파프리카와 화훼류 등 신선농산물의 수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1∼7월까지 일본 수출액은 6억953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0.2%나 줄었다.
엔저현상에 일본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국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가들이 수출을 예상하고 생산규모를 정했기 때문에 이들 물량을 국내시장으로 돌리면서 국내시장 가격도 폭락하고 있는 셈이다.
농가 관계자는 "파프리카 수출물량이 내수시장으로 몰리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출을 명목으로 지원비를 받은 농가들의 적자경영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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