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포격 도발로 한반도의 대치상황이 이어지면서 온라인의 관심도 온통 이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살펴보면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부터 남북 고위급 대화에 대한 기대, 일선 장병들에 대한 응원까지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고 평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한 목소리다. 흥미로운 것은 안보에 대한 위협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며 당장이라도 전선에 나가겠다는 이들이 많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남한 청년들의 탈출 행렬에 비행기 티켓 값이 폭등했다는 북한의 선전을 무색하게 한다.
국방부 페이스북에는 한민구 장관의 대국민 담화에 2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자신의 예비군복 사진을 올리며 "준비됐다. 불러만 달라"고 쓴 네티즌이 화제가 됐다.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군복 사진이나 군복을 입은 자신의 인증 사진을 올리는 이들도 잇따르고 있다. 남편의 군복 사진을 올리며 "보낼 준비가 됐다"고 쓴 주부도 있었다고 한다. "국가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재입대해서라도 나라를 지키겠다"고 입장을 밝힌 네티즌들도 있었다.
북풍이나 음모론 등에 대한 의혹 제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국정원 해킹이나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판결 등 정부에게 부담스러운 이슈가 묻힌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의심은 하되 북한의 도발에는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강하다.
다만 이를 두고 SNS 세대인 젊은이들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현 정부에 대한 신뢰는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다수 의견들의 배경을 보면 한반도를 전쟁 상황으로 몰고 가는 김정은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짙게 배어 있다. 아들이 전방 GOP에 근무하고 있다는 한 아버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부모의 심정은 이 문제를 관통한다. 이 네티즌은 "전화한 아들이 북한이 포격을 가한 곳이 자신이 근무하는 소초라며 전 부대원이 지난밤에 한숨도 못 자고 대피호에서 비상근무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말란다. "전쟁 나도 좋다. 북한이랑 붙어보자!" 이런 식으로 말 좀 하지 말자. 복무중인 군인들과 그 부모 형제들은 가슴이 탄다. 전쟁나면 다 죽는다. 이게 국민들 불안 심리를 조장하고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 우리 정권과 북한정권이 짜고 치는 작전이라는 말도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제발 국민들 우롱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빨리 통일이 돼야 이런 일이 없지 싶다"고 썼다.
"노인이 전쟁을 결정하고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죽는다. 전쟁하자는 노인들의 선동을 묵살해야 하는 이유"라고 의견을 트위터에 남긴 이도 있었다. 예비군복 꺼내 입고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평화'여야 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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