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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대화제의 기류 못 읽은 與'…당청문제로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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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화보다 철저한 응징 강조…靑 남북접촉 선택으로 엇박자

대화 제의한 野 "우리당 제안 받아들여져 다행"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당청관계 강화'를 강조하는 새누리당이 이번 북한 포격도발 대응 문제에서는 청와대와 전혀 교감이 없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가차없는 응징을 보여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는데, 정작 청와대는 22일 남북 고위급 접촉을 성사시키며 여당 보다는 야당 견해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전날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무조건적인 남북 고위급회담을 제안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야당의 대화 제의에 "지금이 그럴 때냐"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해 청와대의 대화 결정에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당내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야당 대표의 대화 제의에 부정적인 기류가 지배적이었다. 김무성 대표는 "북한 도발에 가차없이 응징하는 단호함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전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문 대표의 상황 인식이 비정상적이다"고 비난했으며 국회 국방위원장인 정두언 의원도 같은 날 "고위급 회담을 할 상황인지…좀 정치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인지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후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문 대표는 "우리 당의 제안이 받아들여져 아주 다행"이라며 밝게 소감을 밝혔지만 김 대표는 "긴장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종료된 게 아닌 만큼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회동'도 야당이 제안한 '남북간 대화'를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아 막판까지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은 여야 합의문에 '남북대화 촉구'라는 문구를 넣자고 했지만 새누리당이 22일 오전까지 정부가 할 일이라며 계속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미 청와대는 전날 오후 4시 북한의 대화제의를 받은 후 북측과 조율을 계속 진행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결국 청와대의 대화 수용을 인지하지 못한 채 야당과 문구를 놓고 밀고당기기를 거듭한 셈이 되고 말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정오를 전후해 청와대가 여당에 대화제의 사실을 알려오면서 여야 합의문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날 회동은 당초 예정됐던 오후 3시에서 2시30분으로 30분 앞당겨졌다. 청와대가 남북 고위급 접촉을 발표하기 직전 여야가 합의한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였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김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예정대로 이날 오후 5시 최고위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회에서 비상체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남북 접촉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오후 9시 전에 모두 국회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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