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사업절차 간소화 등 규제완화
줄어든 금융부담, 내집마련 열풍도 영향
브랜드 건설사들 물량 많아 수요자 관심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공공공사 수주와 해외건설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건 설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시장은 달아 올랐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우선 건설사가 땅을 매입할 필요가 없어 초기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게다가 조합원 수요가 있기 때문에 미분양에 대한 리스크도 적다.
시점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저금리 기조로 금융부담이 줄어들고 전세값의 급등 등 주택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는데다 정부의 정책도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재개발·재건축 사업절차 간소화 등 재정비 사업 규제완화를 핵심으로 한 '2015년 주 택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할 때 기존에는 3분의 2이상 가구의 동의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2분의 1이상 가구만 동의를 받으면 가능해진다. 또 전용면적 85㎡이하 주택의 의무건설 기준을 완화하고,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도 가구수의 15% 이하로 낮아졌다. 기존에는 20%는 임대주택이어야 했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공동시행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 한해 시공사 선정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합의한 것도 희소식이다.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건설사가 공동시행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사업시행인가 이전 단계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돼 사업 속도가 빨라지게 됐다.
특히 올 하반기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전성기를 맞게된 것은 대형건설사들의 역할도 컸다. 10대 건설사들에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집중된 점도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 주효했다.
강북권에서는 삼성물산 1863가구(일반분양 1090가구), 현대건설 1370가구(일반분양 577가구), GS건설 1034가구(일반분양 294가구) 등 모두 브랜드건설사들이 시공을 맡았다.
강남권에서도 삼성물산 1002가구(일반분양 270가구), 대우건설 751가구(일반분양 203가구), GS건설 606가구( 일반분양 152가구), 대림산업 595가구(일반분양 41가구), 현대산업개발 416가구(일반분양 93가구) 등 전체물량의 95% 이상이 10대 건설사 물량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시공 후 사후관리나 미래가치 등을 고려해 조합원들이 브랜드건설사들을 선호한다"면서 "특히 강남권이나 도심권 주요 지역들에서는 건설사들도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 및 마케팅, 마감재 등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가 대부분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권 아 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 9236건이 거래된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1만1905가구가 거래돼 28.9% 증가했다.
재개발 지역이 많은 강북권도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 다가구, 다세대, 연립 등 일반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하반기 1만7436가구였던 것에 반해 올해 상반기에는 2만6351가구가 거래돼 8915가구가 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연구위원은 "시장여건과 정부의 정책, 브랜드건설사들의 참여 등 재개발·재건 축 시장에서 필요한 요소는 거의 갖춰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는 2017년까지 신규 신도시 공급이 없는데다 신도시들도 분양물량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으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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