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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신흥통화…선진국 금융시장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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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카자흐 텡게화…미국·유럽 증시 직격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신흥국 통화급락 사태가 심상치 않다. 신흥국의 위기가 선진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앙아시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카자흐스탄은 20일(현지시간) 하루만에 텡게화 가치가 34%나 급락했다. 이는 전날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이 갑작스럽게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면서 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은 중국과 비슷하게 중앙은행이 고시한 기준환율을 따르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가 급락과 중국·러시아 경기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에서 손을 뗐다.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도 지난 2001년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터키 리라화, 러시아 루블화 역시 급락했다.


신흥국 통화 가치는 위안화 절하에 중국 증시 불안,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따라 해외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연일 주저앉고 있다.

문제는 통화불안이 신흥국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날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1만7000선이 붕괴되면서 연중 최저치로 내려갔고 독일과 프랑스 증시는 이틀 연속 2% 대의 급락세를 나타났다.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투자자문사 웰스파고 펀즈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야곱슨 전략가는 "과거 매도세는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돼 신흥국 증시로 확산됐지만 지금은 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말 끔찍한 날이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통화급락 사태가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처럼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던 국가들이 손을 떼면서 환율이 급등하는 일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앞서 19일에는 베트남이 동화 가치를 1% 평가절하 했고 환율 일일 변동폭을 2%에서 3%로 확대했다. 올해 초 변동환율 제도를 채택한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도 17% 하락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향후 통화가치가 급락할 수 있는 10개 신흥 통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얄화, 이집트 파운드화, 터키 리라화, 나이지리아 나이라, 말레이시아 링깃 등을 지목했다. 이 리스트에 한국 원화는 포함돼지 않았다.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환율방어에 쓸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편이다. 하지만 최근 유가급락과 경기둔화에 따라 통화가치 하락 압력이 거세다. 지난 6월말 기준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6720억달러로 9개월 전보다 740억달러가 줄었다.


이집트 파운드화와 나이지리아 나이라화는 향후 1년간 20%넘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투르크메니스탄 마나트화는 러시아 경제와의 높은 연관성으로 향후 6개월간 20%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텡게화 급락의 충격으로 이웃국 타지키스탄 소모니화 역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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