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때의 2배 수준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조목인 기자]신흥 시장의 자금 이탈 현상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탈 규모는 이미 1조달러에 이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은행 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를 인용, 2014년 6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3개월 간 19개 주요 신흥 시장에서 이탈한 자금 규모가 9402억달러라고 보도했다.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신흥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 4800억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글로벌 펀드매니저들도 서둘러 신흥국 자산을 처분하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흥국 주식에 대한 비중축소 권고를 한 펀드매니저들은 32%로 BoA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에너지 주식을 팔아치우라는 의견이 30%로 가장 높았다. 절반이 넘는 펀드매니저들이 중국 경기둔화를 가장 큰 '꼬리위험(Tail risk)'으로 꼽았고 신흥국 부채 위기가 그 뒤를 이었다.
자금이탈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미국의 금리인상이 맞물리면서 신흥 시장 자금이탈 현상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현 신흥국 자본시장의 분위기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등으로 풍부해진 유동성의 영향으로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조달러가 순유입됐던 상황과 대조된다. 몰려든 자금을 바탕으로 신흥국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도 세계 경제 성장을 떠받치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신흥국발 자금 이탈은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이다. 경제 성장 둔화와 통화가치 하락으로 비틀거리고 있는 신흥국의 내수 위축과 글로벌 수요 둔화를 야기해 세계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미 자금이탈이 한창이던 지난 6월 신흥 시장의 수입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13.2%나 줄었다.
번드 버그 소시에떼제네랄 투자전략가는 "선진국 경제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취약한 경제를 견인할 만큼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 공포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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