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종목 50% 안팎 편입 펀드, 수익률 부진…펀드간 '옥석가리기' 시작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중소형주 펀드간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 코스닥 편입 비중이나 운용역의 종목 선택 역량에 따라 앞으로 중소형주 펀드간 성과 차이도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21일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중소형주 펀드 31개는 최근 1주간 -3.28%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1.98%)보다 1.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지난 19일 기준).
중소형주 펀드간에도 수익률 격차가 컸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16개 펀드는 지난 1주간 성과가 시장 수익률(-3.47%)에 못미쳤지만 6개 펀드는 시장 수익률은 물론 전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도 상회했다.
연초후 높은 수익률로 자금이 몰렸던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주식)A' 펀드와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자 1(주식)A1' 펀드는 각각 -5.72%, -5.61%의 1주 수익률을 기록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두 번째로 선보인 '메리츠코리아스몰캡[주식]종류A' 펀드는 -4.63%를 나타냈다.
수익률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코스닥 종목 편입 비중이 50% 안팎으로 높은 점이 꼽힌다.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주식)A' 펀드는 코스닥 비중이 47.34%,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자 1(주식)A1' 펀드는 56.63%에 달했다. 코스닥 지수가 지난 13일 731.36에서 전일 656.71로 1주만에 10.2% 하락하면서 펀드 수익률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펀드에 편입한 종목의 낙폭도 컸다.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주식)A 펀드의 경우 지난 6월초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한미사이언스, 서울옥션을 가장 많이 담았는데 최근 1주간 이들 종목의 주가는 각각 18.95%, 8.5%, 6.38% 빠졌다.
반면 코스닥 종목 편입 비중이 낮은 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한국투자중소밸류자(주식)(A)' 펀드는 -0.73%, '프랭클린중소형주자(주식) Class C-F' 펀드는 -0.89%,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주식)종류A' 펀드는 -1.06%로 타격이 덜 했다. 이들 펀드의 코스닥 비중은 각각 32.07%, 28.6%, 22.79% 수준으로 중소형주 펀드중에서는 낮은 편이다.
송혜진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는 "낙폭 과대 대형주를 30% 수준으로 유지해 수익률을 보완하고 회사의 기초체력 대비 고평가된 종목 비중은 축소해 상대적으로 수익률 하락을 방어했다"며 "저평가되고 낙폭이 과대한 종목군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특정 섹터나 기업에 대한 베팅보다는 균형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 부진,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북한의 대남 도발 등 대내외 악재로 당분간 고평가된 종목 위주로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중소형주 펀드간 수익률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와 코스닥 위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성장주들은 앞으로 실적에 따라 주가가 동행하는 모습을 그릴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실적 개선 여부와 실적 개선폭에 따라 중소형주와 코스닥 고밸류에이션 성장주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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