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20일 오전 8시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열렸다. 이날 영결식에는 직계 가족 및 범 삼성가 일가친척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 실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이날 영결식에서 장례위원장인 이채욱 CJ그룹 대표이사가 낭독한 조사의 전문이다.
존경하는 이맹희 명예회장님,
지금 이 자리에
당신의 사랑하는 가족과
당신을 존경하는 임직원들,
그리고 당신을 추도(追悼)하는 수많은 벗들이
명예회장님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뵙기 위해 모였습니다.
비록 몸은 가까이 하지 못했어도
항상 마음만은 우리와 함께 하셨던
명예회장님을 떠나 보내야 하는
우리의 마음은 한없이 슬프고 비통하기만 합니다.
오늘 우리는 당신을 보내 드리기 전
당신께서 남기신 크고 뚜렷한 발자취를 되돌아 보며
함께 했던 추억을 가슴 깊이 새기려 합니다.
명예회장님,
명예회장님께서는 가문의 장자로 태어나,
부친의 곁에서 회사를 키우고
사업보국의 기틀을 세우셨습니다.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
꿈을 이루기 위한 끝없는 도전으로
치열한 삶을 사셨습니다.
부단한 실험과 헌신적인 연구로
지금의 제일제당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의 반열에 오르게 한
토대를 쌓으셨습니다.
당신의 열정, 당신의 꿈, 당신의 도전은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던 이 땅의 당면문제를 해결하고 지금의 경제강국 대한민국이 있게 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또한 선대회장님을 도와
식품, 전자 등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 다양한 사업의 기반을 닦으셨으며,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에 대한 특별한 애정으로
국가 문화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기셨습니다.
CJ 그룹은 명예회장님의 이러한 모습을 본받아
사업보국(事業報國)을 경영철학의 근간으로 삼고
흔들림 없이 정진(精進)할 수 있었습니다.
명예회장님,
명예회장님께서는
각종 궂은 일을 자처하시며
열정적으로 일을 사랑하셨지만
한 순간 그 모든 공적과 영화를 내려 놓으시고,
가족과 회사를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그렇게 고독한 자리에서 오래도록
수많은 억측과 오해에도 개의치 않고
의연함을 잃지 않는 기개와 담담한 모습으로
오히려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힘과 교훈을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명예회장님께서
이루시지 못한 꿈과 열정을
아드님이신 이재현 회장과 함께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우리 CJ 그룹은 꿈과 열정을 실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초일류 문화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부디 하늘에서 저희를 保佑(보우)하시고, 지켜봐 주십시오.
그리고 이재현 회장과 우리가
그 과업을 이루어내는 날
부디 당신의 그 환한 웃음을 보여주십시오.
사랑하는 명예회장님,
홀로 견뎌야 했던 외로운 시간들,
남아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
그리고 그룹의 미래에 대한 염려,
이제 그 모든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시고
편히 쉬십시오.
끝으로 저희는 당신의 여정이 시작되었던
이 곳 필동 인재원에서
생전에 들려주신 당신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마지막 인사를 올리고자 합니다.
생전 당신의 저서에 소개된 말씀입니다.
“우리는 힘들어도 한번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무언가 해내야 하고, 꼭 해낼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아무도 나의 일을, 나의 길을 대신할 수 없었다”
삼가 故 이맹희 명예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편안히 영면하소서.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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