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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이]재벌가의 형제, 원수가 되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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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이 올 여름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90세를 훌쩍 넘긴 창업주와 그의 두 아들이 얽힌 경영권 다툼은 한국 재계에서 낯선 풍경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형제들의 권력 다툼은 역사에서 함께 했다. '피를 나눈 형제도 권력은 같이 나눌 수 없다'는 말이 역사 속에서 증명됐음은 교과서를 통해서도 확인했다. 하지만 권력보다 더 냉혹한 전쟁이 바로 재벌가 '형제의 난'이다. 창업주에서 자식, 손자로 부(富)가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기 몫에 대한 욕망이 분출해 이른바 '막장 드라마'가 연출된다. 대한민국 재계를 주름잡고 있는 상당수 기업들이 이런 과정을 거쳤다. 재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국내 자산 기준 40대 그룹사 중 경영권 분쟁을 겪은 그룹사가 18곳에 달한다. 이 중 롯데그룹은 2대에 걸쳐 경영권 갈등이 진행 중이다. 1970년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춘호 농심 회장간에 이른바 '라면 전쟁'이 벌어졌고 지금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간 '형제의 난'을 겪는 중이다.


현대그룹의 경우 1990년대 후반부터 형제들의 경영 다툼이 거셌다.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5남인 고 정몽헌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하려던 것에 차남인 정몽구 회장이 반발하며 '왕자의 난'이 시작됐다. 형제간의 다툼은 재계 1위였던 현대그룹의 계열분리까지 몰고 갔다. 5남 정몽헌 회장은 이에 현대아산 현대건설 현대상선 현대전자 등의 20여개 계열사를, 차남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등 10개 계열사를, 3남 정몽근 회장은 현대백화점, 6남 정몽준 회장은 현대중공업을 나눠가지며 '왕자의 난'은 막을 내렸다. 결국 재계 1위 현대그룹은 현대차ㆍ현대ㆍ중공업ㆍ현대백화점 등 4개 그룹으로 쪼개지고 말았다.

두산그룹도 2005년 '형제의 난'에 휘말렸다. 사건은 고 박두병 창업주의 차남 박용오 전 회장이 물러나고 3남인 박용성 그룹 회장이 취임하면서 벌어졌다. 박용오 전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밀려난 것에 반발해 두산산업개발을 자신의 몫으로 계열분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가족회의에서 거절당했다. 그러자 박용오 전 회장 측은 동생인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두산 부회장(현 두산그룹 회장) 등이 20년 동안 1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냈다. 이 때의 투서로 박용오 전 회장은 가문에서 제명됐으며, 2009년 자신이 운영하던 성지건설이 경영난을 겪자 스스로 목을 매 생을 마감했다.


[뉴스와이]재벌가의 형제, 원수가 되는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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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간 분쟁은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고 박인천 창업주가 타계한 이후 금호그룹은 형제간 공동경영 원칙을 지켜왔다. 장남인 박성용 회장과 차남인 박정구 회장, 3남인 박삼구 회장이 차례로 그룹 회장을 맡았다. 문제는 박삼구 회장과 4남인 박찬구 회장의 갈등이었다. 2009년 박삼구 그룹 회장 주도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했는데, 이 때문에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에 박찬구 회장은 자신이 담당하던 금호석유화학을 살리기 위해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하고 금호석화 지분을 사들여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분리 경영을 추진했다. 이에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회장을 대표에서 해임하며 동반 퇴진을 선언했고, 이후 두 형제는 수년간 각종 법정 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서로를 배임 등으로 고소한 2건의 형사사건은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효성그룹은 창업주인 조홍래 회장이 형제간 선 긋기를 명확히 해 형제간 분쟁의 소지를 막았다. 장남인 조석래 회장에게는 효성을 물려주는 대신, 차남(양래)에게는 한국타이어를, 3남인 욱래씨에게는 대전피혁을 주면서 혹시 있을지 모를 분쟁을 미연에 방지했다. 문제는 3세간 갈등이었다. 조석래 회장의 아들 3형제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비슷한 지분을 가지고 후계구도 경쟁을 한 것이 비극의 씨앗이었다. 특히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과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 간의 형제 갈등이 심해지는 가운데 조 회장 부부와 3남인 조현상 사장이 조현준 사장 편을 들자 2011년 조 전 부사장은 그룹과 결별을 선언했다. 이어 2013년 2월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효성지분 (7.18%)을 전량 매각했고, 이듬해 6월 형인 조현준 사장과 그룹 계열사 전 현직 임원을 업무상 배임ㆍ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 4부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처럼 '형제의 난'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이어지고 있다. 처절한 형제의 난을 거쳐 이룬 승리는 오래 두고 향유할 권세이나 처참히 무너진 쪽의 끝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 수 없다.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가 승자 독식 구도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재벌 기업들이 창업주나 총수의 판단에 따라 경영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다보니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벼랑 끝에 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계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불투명한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애 한국식 가족경영의 장점을 살려한다는 것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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