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경영 어려움에는 아랑곳없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파업에 돌입한다. 7분기 간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봉착한 현대중공업에 또다시 먹구름이 끼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19일 여름휴가 후 진행하는 첫 임금협상 교섭을 앞두고 26일 3시간 부분파업을, 28일 7시간 동안 대의원 이상 노조간부가 파업을 하며 상경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26일 파업 전까지 시간은 남아있지만 노사 간 임금협상에 대한 견해차로 인해 타결점은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파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는 올해 임협에서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통상임금 1심 판결 결과 적용,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높은 임금 인상안은 차치하고라도 통상임금 판결문제 등 임금과 상관없는 일부 안건은 '요구안에서 빼라'며 노조와 대립해왔다.
회사는 결국 지난달 27일 여름휴가 전 열린 마지막 임협에서 어려운 경영 상황을 감안해 정기 임금인상 동결안을 제시했다. 또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지급, 안전 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안도 내놨다. 다른 조선업체들도 업황을 감안해 임금 동결을 제시한 상태라며 노조가 위기 극복에 동참해달라는 취지라고 사측은 호소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임금동결은 말도 안 되는 안으로 조합원들이 분노한다"고 반발했으며 결국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파업하는 이유는 명확하다"며 "경영 잘못으로 발생한 손실을 온전히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인정할 수 없기도 하거니와 잇따른 구조조정과 적자 이데올로기로 사기가 떨어졌는데 임금동결 등 일방 희생마저 강요하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성 노선의 현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도 20년 만에 파업을 벌였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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