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 ‘암살’에 제기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17일 ‘암살’과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 사이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 상영금지가처분을 기각했다. 법원은 임시정부에서 암살단을 조선으로 파견한다는 추상적 줄거리를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 ‘아이디어의 영역’으로 해석했다. 소설 속 여주인공과 ‘암살’의 안옥윤(전지현)에 대한 구체적 표현이 다르고, 영화의 소재인 암살의 비중이 소설에서 낮다는 점도 주요 근거로 꼽았다. 백범 김구가 암살단을 조직해 국내에 파견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역사적 사실이거나 표준적 삽화’라며 구체적 표현과 작품 내 맥락이 전혀 다르다고 봤다.
표절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결정에 제작사 (주)케이퍼필름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소설과 시나리오 등에 등장하는 추상적 인물의 유형 혹은 전형적 사건이나 배경 등은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의 기존 법리를 재차 확인한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으로 나머지 손해배상청구 등도 당연히 기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제작사는 이번 표절시비를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보고 있다. 근거 없는 표절시비 제기와 저작권 침해 주장으로 영화의 창작적 가치가 훼손되고 시나리오 작가의 명예가 손상됐다는 입장이다. 케이퍼필름은 “최근 소송을 제기하기도 전에 과도한 언론플레이로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향후에도 근거 없는 저작권 침해 주장이나 허위 사실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소설가 최종림은 지난 10일 자신이 2003년 10월 경 출판한 ‘코리안 메모리즈’와 ‘암살’이 유사하다고 주장, 케이퍼필름을 상대로 상영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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