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64)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 명예회장은 17일 오후 5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외신과 한국 특파원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FIFA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차기 회장은 이를 극복하면서 조직을 개혁해야 한다. FIFA를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역대 FIFA 회장 대부분이 유럽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유럽이 지배해 온 FIFA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면 아시아 출신인 내가 적합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20년 전 FIFA에서 일을 시작할 때부터 투명성과 책임감을 촉구했다. FIFA가 부패한 이유는 같은 인물(주앙 아벨란제 전 FIFA 회장·제프 블라터 현 회장)과 그의 주변 인물들이 40년 동안 조직을 장악했기 때문"이라며 "당선되면 4년 임기로 한 번만 회장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IFA를 4년 안에 바꿀 수 있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정 명예회장이 내건 공약은 크게 여덟 가지. ▲ 회장과 집행위원회, 사법기구 간 견제와 균형 강화 ▲ FIFA 총회를 열린 토론의 장으로 변화 ▲ 회장직 임기 제한 ▲ 재정의 투명성 제고 ▲ 회장의 급여, 보너스, 제반 비용 공개 ▲ 각국 협회에 제공하는 재정지원 프로그램(FAP)을 합리적이고 유연한 분배 방식으로 증대 ▲ FIFA 내 각급 직위에 여성의 대표성 제고 ▲ 여자월드컵 상금 상향조정을 통한 위상 강화 등이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달 도전 의사를 밝힌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이미 "플라티니와 내가 유력한 후보라고 본다"고 했다. 더불어 지난 5월 회장 선거에서 블라터 회장과 경쟁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브라질의 축구 스타 지쿠,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도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FIFA 회장 선거는 내년 2월 26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회원국의 투표로 진행된다. 차기 회장 후보자들은 투표일 4개월 전인 10월 26일까지 출마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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