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메르스 사태 등으로 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한탕 심리를 타고 강원랜드가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KDB대우증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직격탄을 맞은 지난 2분기(4월~6월) 강원랜드를 찾은 입장객수는 72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만5000명)에 비해 4.02% 증가했다.
이 기간 하루 평균 입장객 수는 7947명으로 지난해(7725명)와 비교해 2.8% 늘어났다. 메르스 불황 속 도박판으로 몰려든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베팅도 화끈하게 했는지 인당 드롭액(고객이 가진 돈을 칩으로 교환한 금액)과 홀드율도 지난해 보다 각각 3.2% 상승, 0.3%포인트 개선됐다.
카지노 업종은 경기불황의 찬바람이 미치지 않아 '불황 무풍지대'로 불린다. 불황으로 삶이 팍팍해지면 작은 돈으로 대박을 터뜨리려는 일확천금의 꿈이 커지면서 도박장으로 몰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현재 17개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 중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으로 '폐광지역개발지원에관한특별법'의 보호를 받고 있어 특별법 시한 만료되는 2025년까지 내국인 수요에 대한 시장 독점권도 누리고 있다.
강원랜드 고객은 대부분이 내국인이다. 중국인을 비롯해 외국인 고객 비중은 2% 내외로 미미한 수준이다. 덕분에 환율 등 대외악재에서도 비껴나 있다. 메르스 여파로 GKL, 파라다이스 등 외국인전용카지노들이 입장객수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는 동안 강원랜드만 호실적을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889억원, 1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 19.5%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1409억원)를 크게 웃도는 호실적이다.
실적 호조에 주가도 화답했다. 전날 중국 위안화 쇼크로 인한 폭락장 속에서 강원랜드는 나홀로 급등했다. 같은 카지노주인 GKL(-3.20%)과 파라다이스(-3.34%)를 비롯해 게임·여행·엔터주 등 다른 레저주들이 무더기 급락하는 가운데 강원랜드만 5.31% 상승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4만42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가총액은 9조4561억원을 기록하며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증권가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전날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들은 일제히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성장주 프리미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종전 4만8000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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