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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화장품 창업주와 KT&G '법정 싸움', 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8초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김현정 기자] KT&G 계열사 소망화장품이 주주 간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최대주주인 KT&G가 최근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대해 소망화장품 창업주이자 2대주주인 강석창 전 대표가 법적 제동을 걸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 전 대표 측은 지난 7일 인천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달 22일 소망화장품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5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불공정한 방법으로 주식을 발행해 주주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신주 1000만주의 발행을 금지해 달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강 전 대표의 소송 대리인 측은 "채권자(강석창)는 현재 채무자(소망화장품)를 상대로 신주발행금지를 요구하는 본안 소송을 준비 중이지만 확정 판결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만일 그 전에 신주발행에 따른 실권주 배정 절차가 끝나면 채권자는 발행의 효력을 다투기 어렵고 채권자가 받을 불이익을 돌이킬 수 없게 돼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강 전 대표는 소망화장품 보유 주식 14만6545주에 우호 주식을 더한 총 30.78%(17만3738주)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KT&G는 소망화장품 지분 66.67%를 보유 중이다.

유상증자를 둘러싸고 창업주와 최대주주 간 법적 싸움으로 번진 것은 증자 이후 지분율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 전 대표 측이 실권하고 KT&G가 실권주를 모두 인수할 경우 지분율은 98%까지 높아지는 반면 강 전 대표 측은 1%대로 뚝 떨어진다.


강 전 대표 측은 "주주 배정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결국 KT&G가 실권주를 포함한 신주 전량을 인수할 것을 예상한 유상증자"라며 "신주 발행은 소수파 주주 격인 강 전 대표를 밀어내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전 대표는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보유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이사 2명 선임권을 박탈당하는 등 사실상 소망화장품 경영에서는 손을 떼야 한다.


강 전 대표 측은 "소망화장품이 KT&G 비자금 창구로 이용됐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가 임박해 오자 최근 민영진 KT&G 사장이 돌연 사의하는 등 일련의 상황에서 소액주주가 신규 자금을 투자할 것인지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강 전 대표는 2011년 6월 KT&G에 지분 60%를 넘긴 지 1년이 채 안 돼 해임됐고 같은 해 KT&G가 선임한 경영진과 마찰을 빚어 왔다. 소망화장품 영업이익은 2010년 110억원에서 2012년 26억원으로 급감했고 2013년에는 183억원, 지난해에는 53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마상현 소망화장품 마케팅 팀장은 "주주 간 문제일 뿐 분쟁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면서 "강 전 대표가 2011년 회사 지분을 KT&G에 넘길 때에도 회사 직원에 관련 사실을 알린 적도 없고 이번 유상증자 결정 등 KT&G의 판단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KT&G 관계자는 "소망화장품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공격적 투자를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상법상 절차에 따라 유상증자를 진행하는데, 강 전 대표는 본인의 이익만 챙기기 위해 악의적 의도를 갖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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