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 흥민' 한국 선수 유럽 최다골 도전, 레버쿠젠서 차붐 기록 깰 듯
'도약 자철' 마인츠 공격 공백, 스트라이커 후보
'험난 동원' 아우크스부르크 지옥 주전경쟁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1부 리그)가 오는 15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과 함부르크의 개막경기로 2015-16시즌을 시작한다. 유럽 주요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는 열 명(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ㆍ챔피언십 포함).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일곱 명이 독일 1부 리그에 몰려 있다. 손흥민(23), 류승우(22ㆍ이상 레버쿠젠), 구자철(26), 박주호(28ㆍ이상 마인츠), 지동원(24), 홍정호(26ㆍ이상 아우크스부르크), 김진수(23ㆍ호펜하임)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경쟁한다.
대표 주자는 손흥민이다. 그는 분데스리가 레전드 차범근 전 수원 감독(62)의 아성에 도전한다. 유럽리그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 골(19골). 차 전 감독이 1985-86시즌 레버쿠젠에서 세운 기록이다. 손흥민은 "차 감독을 멘토로 삼아 기록을 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지난 시즌 열일곱 골을 넣어 가능성을 보였다. 정규리그 열한 골로 팀에서 2위, 독일축구협회(DFB) 포칼(1골)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플레이오프 2골ㆍ본선 3골)에서도 득점을 올렸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며 골대로 파고드는 돌파력과 위치를 가리지 않는 슈팅으로 골잡이 역할을 맡았다. 입지는 건재하다. 프리시즌 다섯 경기 중 네 경기에 선발과 교체로 나갔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개막 전 골은 없었으나 도움 한 개(7월 30일 레반테전ㆍ4-0 승)를 올리며 경기력을 점검했다.
손흥민이 버틴 레버쿠젠의 2선 공격진은 변화가 없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카림 벨라라비(25), 공격형 미드필더 하칸 찰하노글루(21)가 주축이다. 레버쿠젠의 지난 시즌 정규리그 득점 예순두 골 중 손흥민과 벨라라비(12골)가 스물세 골을 책임졌다. 꾸준함에서는 손흥민이 앞선다. 2012-13시즌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그의 개막경기(15일 오후 10시 30분) 상대는 호펜하임. 김진수가 왼쪽 측면 수비수로 뛴다. 새 시즌부터 코리안더비가 성사될 전망이다. 브라운슈바이크(2부 리그)에서 임대 선수로 활약하다 복귀한 류승우도 출격을 기다린다.
구자철은 도약을 노린다. 손흥민의 활약에 가렸으나 그 역시 지난 시즌 일곱 골(정규리그 5골ㆍ컵대회 1골ㆍ유로파리그 1골)을 넣어 2011-2012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세운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5골)을 경신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을 병행한 그는 새 시즌 스트라이커 임무까지 맡을 가능성이 있다. 두 시즌 동안 스물아홉 골을 책임진 원톱 오카자키 신지(29)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 시티로 이적해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마틴 슈미트 마인츠 감독(48)은 플로리안 니더레히너(25), 무토 요시노리(23), 유누스 말리(23)와 함께 구자철을 후보로 저울질하고 있다.
팀 동료 박주호도 두 가지 임무를 병행한다. 왼쪽 측면 수비와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며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왼쪽 측면에서 경쟁하던 후니오르 디아스(32)가 여름 이적 시장에서 다름슈타트로 옮겨 박주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는 지난 10일 에네르기 콧부스(3부 리그)와의 DFB 포칼 1라운드에서 도움 한 개를 기록, 3-0 승리에도 기여했다. 마인츠는 2부 리그에서 승격한 잉골슈타트를 상대로 홈에서 개막경기(15일 오후 10시 30분)를 한다.
아우크스부르크의 '공수 듀오'인 지동원과 홍정호는 한솥밥을 먹으면서도 새 시즌을 앞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중앙 수비수 홍정호는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열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41)의 신뢰를 얻었고, 프리시즌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국제친선대회(7월 13일ㆍ2-1 승)에서 헤딩 결승골을 넣으며 자신감을 높였다. 헤르타 베를린과의 개막경기(15일 오후 10시 30분)에도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동원은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도르트문트 주전경쟁에서 밀려 지난해 12월 팀을 옮긴 뒤 정규리그 열두 경기에 선발과 교체로 나갔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사샤 묄더스(30), 팀 마타브즈(26) 등 기존 공격수들 틈에서 입지도 불안하다. 그러나 2012-13시즌 임대 선수로 뛰며 다섯 골을 넣어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한 전례를 기억하는 바인지를 감독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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