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삼성전자ㆍ현대차 등 대형주들이 부진한 가운데 한국전력만 나홀로 빛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올 2분기 매출액은 13조6718억원, 영업이익은 2조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151.8% 늘었다. 시장 컨센서스(영업이익 1조7000억원)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산업용 전력 판매가 부진했지만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일반용·주택용 전력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이를 상쇄했다. 여기에 상반기에만 6000억원의 매출을 초과 달성할 만큼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관련 매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것도 호실적 달성에 한몫했다.
'깜짝 실적'에 주가도 부응하고 있다. 실적 발표 이튿날 곧바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전력은 6일 개장 직후 52주 신고가인 5만3100원까지 올랐다. 이달 3일에는 5만2200원(종가 기준)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굿바이 코리아' 조짐에도 한국전력의 외인 보유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29.22%로 2009년 8월 말의 28.9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었다. 하지만 연초 29.36%(1억8847만9196주)였던 한국전력의 외인 비중은 6일 기준 31.72%(2억365만3192주)로 외국인이 '바이 한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회사의 외국인지분율은 31.6%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현대차를 앞지른 상태다. 한국전력(32조8044억원)은 현대차(30조7285억원으로)를 지난달부터 밀어내고 시총 순위 2위(6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연말 한전 시가총액 순위는 4위였다. 한전이 질주하는 동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다른 대형주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6일) 111만5000원을 기록해 올 들어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현대차 역시 '차이나 쇼크'로 1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연초 대비 각각 18%, 21% 주가가 빠졌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