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부상 등 딛고 서울 이랜드서 새 출발
"꿈같은 프로, 데뷔전 위해 몸 만들기 집중"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서울 이랜드 FC의 공격수 최유상(26)은 "프로 무대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꿈만 같다"고 했다. 경기에 나가지 못해도 교체 선수로 벤치에서 대기하면서 동료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보고, 팬들과 어울리며 격려를 받는 일이 마냥 즐겁다. 유니폼에서 정장으로 갈아입고 숙소(청평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표정에서 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최유상은 "모든 과정이 소중하고 남다르게 다가온다"며 "팀의 일원으로서 1부 리그로 승격하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해졌다"고 했다. 그는 지난 3일 잠실 주경기장 레울 파크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후반기 첫 경기에 대기 선수로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하지 못했다. 이랜드는 1-0으로 이겼다.
그는 아직 제대로 된 데뷔 경기를 하지 못했다. 지난달 8일 이랜드가 고양을 홈에서 2-0으로 이길 때 후반 추가 시간 교체로 들어간 것이 전부다. "준비는 많이 했는데 코칭스태프의 판단으로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하루 빨리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4월 팀에 합류했다. 4개월 동안 근력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체력을 끌어올렸다. 실전에 나설 몸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 마틴 레니 감독(40)은 "최유상이 곧 주전 명단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유상은 신생팀 서울 이랜드가 지난해 12월 선수선발 공개 테스트를 통해 지원자 546명 중에서 가려 뽑은 공격수다. 레니 감독은 "빠르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계속 골 기회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
최유상의 남다른 이력도 관심을 끌었다. 2011년 K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대구FC의 지명을 받았으나 적응에 실패해 1년 만에 팀을 떠난 그는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용인시청에도 입단했으나 부상으로 꿈을 접었다. 이후 고향인 경북 김해에 있는 금형공장에서 일하다 K3 챌린저스리그(프로와 실업 팀을 제외한 아마추어 가운데 실력이 뛰어난 팀이 모여 경쟁하는 리그) 청주FC에서 축구를 다시 시작했다. 축구 '미생'의 이야기를 담은 방송 프로그램 '청춘FC'의 지원자들과 비슷한 경력이다.
그는 "함께 꿈을 키우던 친구와 후배도 청춘FC에서 도전하고 있다. 방송을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지원자가 간절한 마음으로 경쟁에 임한다. 나는 운이 좋았을 뿐이다. 프로에서 이름을 알리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같은 목표를 꿈꾸는 선수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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