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롯데그룹주, 추락하고 있지만…
경영진 배임 오스템임플란트 우상향…오너 영향력 등 따져봐야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최근 증권시장에서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며 상장사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주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9분 현재 롯데그룹주는 내림세다. 롯데제과가 5.03%, 롯데쇼핑이 3.28%, 롯데칠성이 2.63%, 롯데손해보험이 2.61% 각각 하락 중이다. 현대정보기술(-3.13%), 롯데푸드(-2.13%), 롯데하이마트(-1.10%), 롯데케미칼(-0.41%) 등도 떨어지고 있다. 전날에도 롯데그룹주는 하락세였다. 롯데쇼핑(-6.91%), 현대정보기술(-5.39%), 롯데푸드(-2.87%), 롯데칠성(-2.83%), 롯데제과(-2.13%), 롯데하이마트(-1.55%) 등이 하락했다.
롯데그룹주의 이 같은 하락은 대주주 일가에 대한 '반(反) 롯데' 정서가 퍼지고 있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가락 경영' 같은 전근대적인 경영 행태가 드러난 데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어로 대화하는 모습이 공개되고 롯데그룹이 일본롯데홀딩스에 좌지우지되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 이를 촉발시켰다. '롯데 제품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는 모양새라 소비재가 많은 롯데그룹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심리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너리스크가 작용한 곳은 또 있다. 최대주주인 오종택씨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인선이엔티다. 인선이엔티 주가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3일 19.71%나 급락했다. 회사에서 시급히 "인선이엔티는 2012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오종택씨는 회사 경영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아 해당 사건으로 인한 회사 경영상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후 전날까지 이틀 연속 상승해 12.90% 올랐지만 폭락 이전의 주가를 아직 회복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일각에선 오너리스크로 인한 주가 하락이 오히려 투자 기회라는 역발상 투자론도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처럼 오너리스크에도 주가가 우상향한 기업도 있다. 지난해 6~7월 오스템임플란트는 최대주주를 비롯한 경영진이 9000만원 상당의 횡령과 97억원 규모의 배임으로 검찰에 기소되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최규옥 대표는 리베이트 목적으로 치과의사 60여명에게 해외여행 경비로 5회에 걸쳐 3억원가량을 제공하고 이 중 9000만원을 여행사로부터 돌려받아 개인적으로 쓴 혐의를 받았다. 판촉용 중고 의료기기를 새 제품으로 속여 4억5000만원가량을 받고 치과에 판매한 혐의도 받았다. 그럼에도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꾸준히 오르며 지난 6월 7만1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전날 기준 1년 전 대비 82.68%나 올랐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일관되게 오너리스크가 기회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개별적으로 오너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지 작은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너와 상관없이 회사 내부적으로 시스템이 잘 돼 있거나 사업모델이 괜찮으면 오너리스크로 인한 주가 하락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삼성ㆍ현대차그룹이 비슷한 이슈가 있은 다음 지배구조가 개선된 면이 있어 롯데그룹도 이번을 계기로 지배구조가 개선된다면 투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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