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 현대중공업 경영진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책임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7분기 연속 적자행진의 충격에 자사주 매입 처방도 약발이 들지 않는 모습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실적발표 직후인 지난달 30일부터 최길선 회장을 필두로 주요 임원진들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다. 최길선 회장이 2000주, 권오갑 사장이 1974주를 사들였고 가삼현 부사장과 박종봉 부사장도 각각 1000주, 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영걸 전무(500주)와 조영철 전무(400주)도 자사주 매입에 가담했다. 이들의 자사주 매입 총 규모는 6억4600여만원에 달한다.
최고경영진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을 즉각 공시했지만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3일도 최길선 회장·권오갑 사장의 자사주 매입 세부 공시가 나간 직후 반짝 상승에 그쳤다. 이날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6% 내린 9만4900원을 기록했다. 크레디리요네(CLSA), 크레디스위스(CS) 등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상위 창구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현대중공업을 순매도했으며 기관 역시 3거래일 순매도를 지속했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1년 만에 15만원대에서 9만4000원대로 추락했다. 시가총액도 11조원대에서 7조원대로 급격히 줄었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 유진투자증권·KTB투자증권·대신증권 등 국내 증권사 12곳이 목표주가를 9~37% 내렸다. 유진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김은지 기자 eunj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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