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평가액 삼성(1364억원), 신영(1337억원), 한국(622억원) 순으로 많아…주가 하락 일단 관망세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 중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 평가액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자산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장기화되면 경영권 공백과 기업가치 훼손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금융투자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4월1일 기준으로 운용중인 주식형펀드의 롯데그룹 계열사 보유 지분 평가액이 가장 높은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으로 평가액 1364억원을 기록했다(3일 종가 기준). 삼성운용은 롯데쇼핑(10만33주), 롯데제과(5736주), 롯데칠성(1만6924주), 롯데케미칼(23만3394주), 롯데푸드(1만4291주), 롯데하이마트(1336주)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영자산운용은 평가액이 1337억원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신영운용은 롯데쇼핑(7만7672주), 롯데제과(1051주), 롯데칠성(1만8688주), 롯데칠성우(6201주), 롯데케미칼(13만553주), 롯데푸드(4만1739주), 롯데하이마트(8808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롯데쇼핑(2만15주), 롯데제과(1240주), 롯데칠성(1만6532주), 롯데케미칼(6만2588주), 롯데푸드(4131주), 롯데하이마트(4만569주)에 투자했으며 평가액은 622억원으로 세번째로 많았다.
뒤를 이어 KB자산운용(528억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393억원), 교보악사자산운용(370억원) 순으로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주요 계열사 주가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운용사의 지분 평가액도 줄어들게 됐다. 지난 3일 롯데케미칼은 전거래일 대비 13.63% 폭락했고 롯데칠성우(-10.08%), 롯데칠성(-6.85%), 롯데쇼핑(-3.17%)도 동반 하락했다. 롯데손해보험(-2.53%), 롯데하이마트(-2.49%), 롯데제과(-1.39%), 롯데관광개발(-0.78%), 롯데푸드(-0.11%) 등 다른 롯데그룹 계열사 주가도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운용사들은 장기적으로는 주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보유하면서 향후 주가 흐름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국내 상장된 롯데그룹 계열사는 의결권이 없어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 상승 요인이 없는 반면 기업 이미지 타격으로 단기 주가가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적과 배당 수준에 따라 주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어 경영권 분쟁에 따른 운용전략상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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