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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공부의 즐거움]말되는 이야기

시계아이콘00분 47초 소요

당나라 시인 한유의 마설(馬說)은 원리와 주장을 담는 성찰인 중국의 설(說)이란 장르 중에서 백미다. 중국이란 동네가 원래 말이란 동물이 흔했던 곳이고 또 옛 동양사회가 교통수단이나 전쟁수단으로 말이 중시됐던 곳이라 말과 관련한 고사성어나 그것을 소재로 채택한 이야기들이 많은 것이 어쩌면 당연하리라. 물론 한유의 이 짧은 논문은 말에 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내용은 인재등용론이다.


<천리를 달리는 말은 한번 먹을 때 쌀 한 섬을 다 먹는다. 말을 기르는 자는 능히 천리마임을 알고 기르는 것이 아니다. 이 말에 천리마의 능력이 있을지라도 먹기를 배불리하지 않으면 힘이 족하지 못하니 재능의 아름다움은 밖에 나타나지 못한다. 또한 보통 말들과 같으려 해도 얻을 수 없거늘 어찌 그 능히 천리마임을 꿈꾸리오.>

허기진 천리마는 이미 천리마가 아니다. 천리마를 천리마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보통 이상의 인내와 투자를 요구한다. 인재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말하고자 함이겠으나 내게는 말에 대한 특별한 사랑과 진정의 의미의 대접을 요구하는 말로 들린다.


<이것을 채찍질하되 그 도(道)로써 하지 않고, 이를 기르되 그 재(材)를 다하게 하지 못하고, 이것이 울어도 그 뜻을 통하지 못한다. 채찍을 잡고 이에 임하여 가로되 천하에 양마(良馬)가 없다고 한다. 아아, 참으로 말이 없는가. 참으로 말을 알아보지 못하는가.>


채찍질은 말의 법이다. 그리고 길러냄의 식(食)은 말에 대한 투자이자 상(賞)이다. 이 채찍과 말 먹이는 조마사가 기분 내키는 대로 혹은 화풀이하거나 선심쓰듯 내리치고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전혀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행위다. 말의 언어와 기질, 그리고 말의 능력에 따라 그를 대해야 한다. 거기에 말 울음을 이해하고 그것이 원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저 채찍질로만 말을 다스리려 하는 어리석음이, 많은 명마들을 놓치거나 죽이고 있는 것이라고 한유는 개탄한다.


혹시 그 명마 속에 자신도 포함시킨 것일까. 그의 생애에는 유난히 불화가 많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각고 끝에 진사에 급제했으나 성격이 강직한 탓에 다른 사람들과 좌충우돌, 오랫동안 별볼일 없는 한직에 있었다. 당나라 헌종이 부처의 뼈를 받아들일 때 반대하는 표(表)를 올렸다가 노여움을 사서 유배되기도 한다. 아아, 지금 대한민국은 참으로 말이 없는가. 말을 알아보지 못하는가.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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