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에서 촬영한 영화 '진격의 거인' 논란…미즈하라 키코 출연
'지옥섬'이라 불리는 군함도(하시마 탄광)에서 촬영된 일본 영화 '진격의 거인'을 두고 국내 네티즌들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진격의 거인' 작가가 우익, 혐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는데 실사 영화 촬영이 하필 조선인 강제노동이 자행된 군함도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여배우 미즈하라 키코가 가수 지드래곤과 열애설이 난 주인공이라는 점도 관심이 집중된 이유 중 하나다.
2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키코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캡처한 이미지가 게재됐다. 이 사진에는 군함도에서 영화 '진격의 거인' 기자회견이 있었다는 내용과 함께 키코를 포함한 출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한 장면이 담겼다.
하지만 국내 네티즌들은 이 영화가 군함도에서 촬영되고 기자회견도 이곳에서 했다는 점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군함도는 수많은 조선인들이 끌려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은 곳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등 부정적인 역사를 외면한 채 산업혁명 시설만을 부각해 군함도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데 대한 반대 정서에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가 '진격의 거인'이라는 점이 기름을 부어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진격의 거인'은 식인 거인의 등장으로 인류가 멸망할 위기에 놓였을 때 혹독한 훈련을 받은 소년병들이 나서 복수한다는 줄거리의 만화인데, 작가 이사야마 하지메는 비공개 트위터 계정에서 "조선인은 일본 통치 덕분에 인구와 수명이 두 배 늘었다. 유대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적어 논란이 됐다. 이 작가는 또 '작품 등장인물 중 한 명의 모델이 일제 장군이냐'는 질문에 "맞다. 그런 분을 모델로 삼는 것은 황공한 일"이라고 답하는 등 망언을 일삼았다.
지드래곤과의 열애설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키코를 향한 시선도 곱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키코는 1990년 생으로 아버지는 미국인, 어머니는 재일 한국인이지만 과거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복궁에 손가락 욕설을 하는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 비난을 받았으며 야스쿠니 신사참배 인증샷을 남기는 등 '극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또 키코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 배경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이번 군함도와 '진격의 거인' 논란과 함께 '어머니 보고 싶어', '배가 고파요', '고향에 가고 싶다'고 한글로 적힌 낙서 사진도 나돌고 있는데 이는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탄광 합숙소에서 쓴 것이라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실은 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이 한일수교에 대한 반대 운동의 일환으로 1965년에 제작한 영화 '을사년의 매국노' 촬영 시 연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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