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이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철도 정비 사업에 2400억엔(약 2조2750억원)을 원조한다. 일본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상 최대 규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마닐라에서 계획된 철도 정비 사업에 2400억엔의 차관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28일 보도했다.
이번 차관은 필리핀 정부가 추진중인 국영 철도 정비사업 중 마닐라 북쪽 연장 노선에 사용된다. 총사업비 3000억엔 중 80%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제협력기구(JICA)를 통해 빌려주는 것이다. 마닐라 남쪽 연장 노선의 경우 이미 일본이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입찰·업체 선정 등을 통보하기로 되어 있다.
이번 차관은 일본의 공적개발원조 사상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신문은 아베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5월 '아시아에서 양질의 인프라 투자'를 새로운 지원 전략으로 내세운 데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이는 연내 중국 주도로 출범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의 경쟁에서 아시아 권역 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AIIB의 출범으로 인해 중국이 아시아 권역의 주도권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 기존의 지원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닐라 철도 지원은 시작일 뿐이며 향후 태국이나 베트남, 미얀마 등의 철도 정비에도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신흥국의 인프라 수요는 연간 8000억 달러 규모로, 일본 정부는 환경을 생각하고 규정도 철저히 준수하며 AIIB와 차별화된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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