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의혹 부풀리기·억지주장 지양돼야" 이종걸 "국정원 감청, 적법절차 거쳤는지 밝혀야"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국정원 해킹 의혹 조사를 위한 국회 정보위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가 27일 열리면서 '해킹 정국'이 2라운드가 본격화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의 내국인 사찰 의혹을 입증할 단서를 찾기 위해 열을 올릴 태세다. 새누리당은 이러한 야당의 공격을 '정치 공세'로 비난함에 따라 여야의 첨예한 대치가 예상된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는 것은 모든 국민이 바라는 것이고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무분별한 의혹 부풀리기와 억지주장은 지양돼야 할 것이고 이에 대해선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다양한 위협이 상존하는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을 도외시 한 채 우리의 안보조차도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원 원내대표는 "내국인 사찰 의혹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면 새정치연합은 정략적 공세를 즉각 중단하고 이제 국정원이 대북, 대테러 방지와 국제 범죄 대책 등 국가의 안위와 국민을 지키는 본연의 임무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반면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국정원은 대공수사를 내세워 면피하려 하지 말고 개별 감청건별로 적법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자료 공개에) 부정적 입장을 벗어나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영원히 국정원은 해킹 불법사찰에 대해 협조하는 새누리당과 함께 국민인권 침해기관으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정보위에서는 이병호 국정원장과 1·2·3차장 등 고위 간부들이 출석한 가운데 자살한 임모 과장이 생전에 삭제한 파일을 두고 여야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측은 전날 파일을 복구·분석한 결과 내국인 사찰이 없었다고 판단했으며, 이를 정보위에 비공개 형식으로 보고할 예정이다.
특히 국정원은 야당이 요구한 해킹 프로그램 로그파일(접속기록) 등 의혹 해소의 열쇠가 될 원본 자료를 제출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로그파일을 국회에 가져오지 않으면 국정원과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여당은 기밀 유출을 이유로 국정원에 직접 방문해야만 자료 열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미방위 현안보고에는 국정원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 국정원과 이탈리아 해킹팀간 소프트웨어 구매를 중개한 나나테크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 등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또한 국정원이 SK텔레콤 회선 5개 IP에 스파이웨어를 감염시키려 했다는 의혹 등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방위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등이 출석한다.
한편 상임위 전체회의에 앞서 안철수 새정치연합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당이 요구한 정보위 임시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정원이 삭제된 자료를 100% 복구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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