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휴가철이 돌아왔다. 신나는 휴가를 위해서는 꼼꼼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자동차를 이용해 떠나는 휴가라면 차량 점검이 필수다. 휴가 계획을 꼼히 세웠더라도 차 관리에 소홀했다면 예기치 못한 불상사로 휴가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휴가철 1일 평균 사고건수는 총 2842건에 달한다. 차로 인한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차량 안전점검 사항들을 미리미리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보쉬 자동차부품 애프터마켓 사업부는 습하고 무더운 여름철 자동차를 이용해 멀리 여행을 떠나는 휴가객들을 위해 내 차 점검 포인트를 소개했다.
◆에어컨 제대로 안 나오면 그야말로 '고생길'= 피서객들은 더운 여름을 피해 너도나도 산과 바다로 향하지만 가는 길은 녹록지 않다. 차들이 줄지어 서있는 도로의 온도가 30도를 넘어설 경우 차량 내부의 온도는 50도에서 크게는 90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에어컨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악취가 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에어컨을 꼭 점검해야 한다.
차 안에서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에어컨 냉매 덕분이다. 만약 냉매가 부족하다면 에어컨에서 미지근한 바람이 나올 수 있다. 에어컨 냉매는 자연적으로 줄어들지 않으므로 바람의 양은 정상인데 냉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파이프 연결 부위에서의 냉매 누출을 의심해봐야 한다. 가까운 정비업체를 찾아가 점검 후 필요한 부품을 수리하고 부족한 냉매를 보충하도록 한다.
에어컨 필터는 6개월 마다 혹은 1만5000㎞ 주행 후 주기적으로 교체가 필요한 부품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에어컨 필터 교체를 하지 않았다면 에어컨 내부에 곰팡이와 세균이 많이 번식해 있을 수 있다. 또한, 에어컨 필터 여과지의 정전력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약해져 여과 성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점검 시 필요하다면 필터를 교체해야 한다.
에어컨 필터를 교체해도 퀴퀴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에어컨 증발기(에바포레이터) 점검이 필요하다. 증발기는 내부 온도가 낮게 유지돼 쉽게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에어컨 송풍구에 차량용 곰팡이 제거제를 분사한 뒤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10분 가량 가동하면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유지할 수 있다.
◆안전운행하려면 타이어 점검이 필수= 고속주행, 장거리 운행 전에는 반드시 타이어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외부 공기가 뜨거워 타이어가 터지거나 파손돼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여행 길에 비가 내리면 타이어의 접지력과 제동력이 마른 노면일 때보다 떨어지므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타이어의 공기압과 마모 한계 등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경우 타이어 내부 온도가 최대 섭씨 125도까지 올라가 타이어가 파손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타이어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공기압을 유지시켜 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타이어 적정공기압은 본인 차량의 매뉴얼을 참고하는 것이 정확하며 고속도로에서 장시간 주행할 경우 10~15% 정도의 공기를 더 유입하는 것이 좋다. 3시간에 한 번씩 휴식을 취하는 것도 타이어의 온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여행 도중에는 타이어를 자주 관찰해 고무에 이상은 없는지 공기가 새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갖자.
휴가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작스런 소나기를 만나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빗길에 자동차가 미끄러져 큰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비 오는 날 교통사고 치사율이 맑은 날에 비해 약 1.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젖은 노면에서 타이어의 접지력이 떨어져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타이어가 마모된 경우 제동력은 더 큰 폭으로 낮아져 추돌 사고가 날 위험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타이어는 마모한계가 1.6㎜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여행 중 타이어가 손상됐다면 즉시 가까운 정비업체에서 새 타이어로 교체해야 한다. 5000~1만㎞ 주행 뒤에는 반드시 타이어의 위치를 교환해 주어 불규칙한 마모를 방지해야 한다.
◆휴가갈 때 꼭 챙겨야 할 자동차 용품은?= 여행 전 꼼꼼한 자동차 점검도 중요하지만 도중에 일어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필수 용품들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 차량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혹시 모를 방전에 대비할 수 있는 부스터 케이블, 갑작스레 타이어가 손상되었을 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휴대용 에어컴프레서 등을 구비해 둬야 한다. 소나기나 국지성 호우를 대비해 시야 확보를 위한 워셔액을 충분히 보충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쉬 자동차부품 애프터마켓 사업부 김철우 상무는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 자동차도 체계적인 관리 계획이 필요하다"며 "장시간 높은 온도와 습도에 노출되는 환경에 대비해 에어컨 및 타이어의 상태를 점검하고 장거리 주행에 필요한 차량 용품들을 미리 구비해 둔다면 안전하면서도 즐거운 휴가를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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