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국 온라인 유통 거인들의 신경전에 일본 패스트패션 업체인 유니클로가 곤란한 입장에 처하면서, 결국 3개월만에 온라인 매장 출점을 없던 일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니클로가 중국 2위 인터넷 쇼핑몰인 '징둥상청(京東商城·JD닷컴)'을 통한 판매를 중지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지난 4월 JD닷컴에 출점한 지 3개월만의 결정이다.
유니클로가 JD닷컴 내에 온라인 매장을 개설한 것은 지난 4월 17일. 이후 소비자들의 호평을 업고 당초 예상한 매출액의 2배를 올리는 등 매출 호조를 이어갔다. 또 JD닷컴은 유니클로를 위해 전용 대형 창고를 만드는가 하면, 상하이 시내에서 유니클로 제품을 주문할 경우 6시간 내에 물품을 제공하는 특별 서비스까지 마련했다.
그런데 왜 유니클로는 갑자기 출점을 번복한 걸까. 신문은 갑작스러운 폐점 결정의 주요 원인은 중국 1위 인터넷 쇼핑몰인 알리바바와의 관계 때문이라고 전했다. 경쟁사인 JD닷컴과 유니클로의 긴밀한 협력에 알리바바가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출점을 취소한 것은 알리바바가 간섭해 왔기 때문"이라는 JD닷컴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당초 유니클로는 중국 시장 내에서 인터넷 매출 비중을 높이기 위한 파트너로 알리바바를 점찍고 있었다. 그래서 이미 알리바바 계열 쇼핑몰인 '톈마오(天猫·T몰)' 내에 출점한 상태였다. JD닷컴과 손잡은 건 어디까지나 판로확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 중 하나일 뿐이었다. 유니클로가 파트너로서 더 중시하는 것은 JD닷컴이 아닌 알리바바라는 것이다.
또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회장인 다다시 야나이(柳井正) 회장이 알리바바의 이사회 멤버이자 지분의 34.4%를 보유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절친한 친구인 것 역시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양적으로 팽창하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알리바바는 몇 년 새 JD닷컴에게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조사를 통해 중국 내 JD닷컴의 인기도가 최근 급상승하는 동안,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網)와 톈마오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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