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따마'들이 최근 폭락한 주식시장을 피해 금으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 계속되는 금값 하락에 따마들이 눈덩이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22일(현지시간) 중국 일간지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최근 따마들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중국 주식시장에 불안감을 느끼고 투자처를 금으로 옮기고 있다. 중국어로 '큰어머니', '아줌마'라는 뜻을 지닌 따마는 여윳돈을 갖고 투자처를 찾아다니는 40~50대 주부들을 표현하는 말로도 쓰인다.
귀금속 판매점들은 주로 100g, 200g 짜리 금 제품을 사려는 따마들이 북적인 덕에 매출이 급증했다. 100만위안이 넘는 5kg짜리 황금도 잘 팔리고 있으며 일부 돈 있는 따마들은 20kg짜리 황금도 고민 없이 사는 분위기다.
지금의 상황은 따마들의 금 사재기 현상이 극성을 부렸던 2013년 4월 모습과 비슷하다.
따마들은 2013년 4월 금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앞 다퉈 금을 사 모았다. 당시 금 가격이 온스당 1577달러에서 1321달러로 급락하자 따마들은 10일간 300t의 금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금값은 아직까지 회복을 못하고 있다. 최근 금 가격은 2010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 국제 시장에서 즉시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1100달러에도 못 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3년 당시 금에 투자한 따마들의 손실액이 100억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징바오는 따마들이 지금 금을 매수하는 것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아 손이 베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마들의 금 투자는 주로 귀금속 상점에서 장신구 형태로 사들이거나 묵직한 황금 덩어리를 구입하는 게 대세다. 이 때문에 이들이 사들인 금 제품의 가격은 통상적으로 국제 시세 보다 20% 가량 높다. 즉 지금 금에 투자한 따마들은 국제 시장에서 금값이 적어도 온스당 1300달러선까지 반등해줘야 수익이 난다는 얘기다.
따마들이 금 투자에 손실을 보고 한꺼번에 시장을 이탈할 경우 중국 내 금 시세가 급락하고 이는 세계 금 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전날 상하이 금거래소 개장 직후 2분만에 5t의 현물 금매도 물량이 나왔고 이는 다시 뉴욕과 상하이 거래소의 추가 선물매도를 불러와 금값이 급락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금 현물 5t은 약 2억달러 규모로 상하이거래소의 일일 평균 거래량의 거의 5분의1 수준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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